국제학교·투자유치 사업마다 등장하는 ‘승진 이동’ 논란… 책임 회피용 꼬리 자르기 의문
징계 전력자들, 유 시장 민선 8기 때 다시 ‘컴백’… 초고속 승진, 특정인 위한 공모 의혹까지
안도현 전 과장 “평가 조작·기획 인사 증거 자료 확보”… 감사원·수사기관 제출 예고
외부 전문성 영입보다 반복되는 내부 인사 비판 확산
새로운 민선 9기, 경제청 투자유치본부 ‘밀실 행정’ 고리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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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경제자유구역청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유정복 인천시장 민선 8기 시정부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을 이끌었던 김진용 전 청장 재임 시절 인사 행정을 둘러싼 각종 의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학교 및 대형 공모사업을 담당했던 실무자들이 소송이나 사업 논란이 제기된 이후 승진으로 부서 이동을 한 전례가 잇따라 드러나 소송 중 책임 회피를 위한 ‘보상성 승진 인사’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불법 행정으로 징계를 받은 징계 전력자들이 다시 직책을 맡는가 하면, 특정인을 특정 자리에 앉히기 위해 인사평가를 조작하고 공모 요건을 맞추는 등의 ‘의도적인 기획 인사’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까지 밝혀져 유독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 산하 부서의 반복되는 불공정한 인사 논란에 대한 파장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소송 중 돌연 사표 후 승진 이동… 반복되는 ‘판박이 꼬리 자르기’
최근 가장 큰 논란은 영종 국제학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과 관련한 불공정 공모 소송에서 비롯됐다.
소송의 핵심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던 임기제 공무원 7급 신모 주무관은 지난달 22일 증인신문을 마친 지 불과 닷새 만에 사표를 제출했고 이후 같은 투자유치본부 내 다른 부서의 6급으로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승진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5월 28일자 본보 ‘[단독]인천경제청 국제학교 실무 담당자, 소송 도중 돌연 사표 후 6급 승진 이동… ‘꼬리 자르기’ 의혹 제기’ 보도>
이를 놓고 내부 안팎에서는 내부 폭로를 막기 위한 ‘보상성 인사’이자, 책임 회피용 ‘꼬리 자르기’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똑같은 행태는 지난 2022년에도 있었다. 당시 사업 공모 후 소송이 진행되자, 담당 실무자였던 임기제 7급 강모 씨가 사표를 제출한 뒤 같은 본부 타 부서 6급으로 승진 이동했다.
신 주무관의 사례와 일치하는 ‘판박이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분야별 전문인 채용과는 다른 내부인사 이동이다.
인천경제청 서비스산업유치과 총괄 과장을 지낸 안도현(과학기술 정책학 박사) 씨는 “문제가 발생하면 담당자를 이동시키고 시간이 지나면 자료와 책임 소재가 분산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특정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인 인사 문제”라고 주장했다.
7급→4급까지 단 8년, 징계 전력자의 초고속 승진… 자격 요건 맞추려 발표까지 ‘6개월 보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안 전 과장은 자신이 재직 시절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인천경제청 내부의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인사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인사 특혜 의혹의 정점에는 투자유치본부 산하의 개방형 임기제 김모 과장이 있다.
김 과장은 2016년 7급으로 임용된 후 2021년 5급을 거쳐 2024년 1월 4급 과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인물이다.
일반 공무원이 7급에서 4급까지 승진하는 데 통상 15~20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8년은 이례적인 속도다.
특히 김 과장은 지난 2019년 네오패션형지 관련 토지매매 변경 계약 과정에서 조례를 위반해 인천시 감사실로부터 지방공무원법상 ‘성실의 의무’ 위반으로 중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후임 과장 공모를 둘러싼 ‘기획 공모’ 의혹 제기
안 전 과장은 자신의 후임으로 김 과장이 임용되는 과정 전반이 특정인을 위해 기획 됐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2023년 7월 사전 안내나 홍보 없이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과장직 공모가 진행돼 외부 전문가 지원보다는 내부 특정 지원자에게 유리한 구조였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통상적으로 내부 인사는 심사 후 1~2개월 내에 발표되지만, 당시 공모 심사는 2023년 8월 마무리됐음에도 최종 합격자 발표는 2024년 1월에야 이뤄졌다.
안 전 과장은 “김모 과장이 상위 직급 임용에 필요한 ‘5급 재직 3년’ 요건을 채우는 시점이 2024년 초였다”라며 “자격 요건을 맞추기 위해 경제청이 반년 동안 발표를 미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유정복 시장이 전화로 후보자를 문의했을 때 안 전 과장은 “특정인은 절대로 안 된다”고 만류했으나 결국 임용이 강행됐다는 것이다.
“나를 밀어내려 평가 조작”… 안도현 전 과장의 폭로
안 전 과장은 자신이 퇴사하게 된 배경에도 누군가를 밀어내고 특정인을 앉히려는 ‘인사평가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통보된 평가와 최종 평가가 달랐다. 인사권이 없는 청장이 최하 등급을 주라는 지시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공정한 심사를 해주는 조건으로 사직서를 내겠다고 한 뒤에야 최종 A등급을 받고 퇴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내부에서는 김진용 전 청장과 과거 비리 혐의로 함께 징계를 받았던 이들이 각각 본부장과 과장으로 승진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었고 이들은 보안 메신저(텔레그램)를 사용하며 당시 담당 과장인 안 씨를 철저히 배제한 채 비밀 미팅을 이어갔고 특정 업무에서도 제외시켰다.
또한, 안 전 과장이 사직을 강요받는 과정에서 부하직원들이 그에 대한 부정적인 허위 고소·고발 사실을 실명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조직적인 명예훼손이 전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안 전 과장은 인천경제청과 김진용 전 청장이 제기한 고소·고발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향후 이들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투자유치 본부장 김모 씨도 담당 과장 시절 네오패션형지 관련 토지매매 변경 계약 문제로 징계를 받은 징계 전력자이다. 그런 그가 유 시장 민선 8기 시정부 시절 김진용 청장이 재임하면서 인천경제청 특보로 다시 돌아와 활동하다가 3개월만에 본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당시 공직사회에서 말들이 많았다.
김 전 청장도 마찬가지이다. 당시 네오패션형지의 송도 토지계약과 분양특혜 의혹으로 인천시 감사실로부터 조사를 받은 ‘비리 내사자’로 찍혀 명예퇴직도 못했다. 형지 사건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 청장은 유 시장 민선 8기 때 다시 경제청장직을 맡았다.
무너진 인사 시스템… 외부 전문가 기피와 조직 내 박탈감 팽배
이처럼 비리로 징계 받은 이들이 다시 ‘컴백’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과 의혹으로 조사중에 공모를 담당한 친분 있는 특정인에게만 초고속 승진이 이루어진데 대해 인천경제청 내부 지방행정 공무원들과 장기간 전문분야에서 근무한 전임 임기제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은 극에 달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국제학교 및 투자유치 영역에 바이오 등 신산업 비전문가들이 오직 승진만을 위해 채용되는 형태가 반복되면서 외부 우수 전문 인력 유치도 부진한 실정이다.
안 전 과장은 현재 청장의 압력으로 평가 결과가 조작된 정황이 담긴 녹취록과 유정복 시장이 임용을 고민하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기획 공모를 진행한 증거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료들을 조만간 감사원,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출해 투명한 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안 전 과장은 “이번 문제 제기는 비슷한 인사의 반복으로 책임 없는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정 개인을 흠집 내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인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실을 빍힌 것”이라며 “비밀리에 진행되는 밀실 행정이 아닌, 객관적으로 검증된 인사 혁신을 통해 경쟁력 있는 외부 전문가들이 영입돼야 인천경제청 본연의 위상과 인천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민선 8기 유정복 시장과 김진용 전 경제청장 체제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기획 인사’, ‘보상성 승진’, ‘징계 전력자 복귀’ 논란은 앞으로 새로 출범할 민선 9기에서도 되풀이될 것인지, 아니면 인천경제청이 인사 혁신을 통해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재구축해 신뢰 회복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