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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배웅을 받으며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전용기로 평양을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7년만의 방북은 중국에는 대만 문제에서의 절대적인 지지와 북한과의 관계 회복이란 성과를 안겨줬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사실상의 ‘묵인’을 끌어내면서 경제·군사·외교·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얻어냈다. 북한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적절히 운용한 ‘균형외교’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시 주석은 9일 금수산영빈관에서 김 국무위원장과 소규모 오찬을 하며 북중 관계와 지역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1박2일간의 국빈 방문을 마무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오찬에서 김 국무위원장과 “신시대 중조(중국과 북한) 관계 발전에 대한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 수호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조 양측은 상호 이해를 더욱 깊고 전면적으로 하게 됐으며 미래 발전 방향도 명확히 했다”며 “김 총비서와 함께 중조 관계의 더 큰 발전을 이끌고 양국 사회주의 사업에 새롭고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오찬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공항에서 환송식을 열고 시 주석 부부를 직접 배웅하며 끝까지 각별한 의전에 나섰다.
이번 방북에서 시 주석은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을 통해 북중간 전략적 소통 강화와 실질 협력 확대, 전통 우호 계승 의지를 강조했다. 경제·무역과 농업, 건설, 과학기술, 교육·문화·체육 등 분야의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고위급 교류를 지속하자고 제안하면서,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 등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외신은 중국이 사실상 북핵을 ‘묵인’한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더불어 중국의 입장 변화를 끌어낸 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로켓보이’ 이미지가 아닌 ‘기민한 지정학적 플레이어’로 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김 국무위원장이 고립된 지도자에서 기민한 지정학적 플레이어로 부상했음을 알려준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기존에는 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가장 친애하는 친구”라 일컬었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시 주석에게 양국 관계를 “가장 중요한 최우선 전략사업”이라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북러간 밀착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활용해 비핵화에 대한 묵인 등 상당한 회담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회담으로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 북한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남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해석했다.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 선임 연구원 제니 타운은 “러시아는 이미 러시아의 긴밀한 친구 및 파트너 네트워크와 함께 북한의 우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과의 고위급 관계를 다시 추가하는 것은 김 국무위원장의 높아진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선임 연구원인 존 델러리는 “김 국무위원장에게 최적의 시나리오는 훨씬 더 작은 국가로서 3국 구도에 갇히지 않은 채 중국, 러시아 양측과 강력한 관계를 누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면서 미국과 담판을 지을 환경이 갖춰졌다는 총평을 내놨다. 북한이 바라는대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미국과 협상은 군축에 대한 것으로 규정지으려는 ‘판’이 깔렸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이 같은 구도를 전제로 한 북미 대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응할 수도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뿌리깊다고 전했다.
니가타현립대학의 미무라 미츠히로 교수는 김 국무위원장이 북미 관계에서 중국을 ‘뒷배’로 확보한 셈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사히에 “북미 대화에서 북한이 중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북미 대화 재개의 최소한의 전제가 갖추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