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라면값 먼저 읽는다…정부, 물가 조기경보체계 구축

라면·빵·세탁세제 등 21개 품목 가격 자동 수집·분석
안정·주의·경계·심각 4단계 위험지표 구축…수급·물가 대응 고도화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과자를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라면과 빵, 세탁세제 등 주요 가공식품·공산품 가격을 인공지능(AI)으로 상시 추적하는 물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 흩어진 가격 정보를 자동 수집·분석해 가격 급등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관계부처가 이를 공유해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 기반 민생물가 상시 모니터링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농축수산물 중심이던 기존 물가 관리 체계를 가공식품과 공산품으로 확대하고, AI를 활용해 가격정보 수집과 분석을 자동화하는 데 있다.

정부는 우선 라면·빵 등 가공식품 13개 품목과 세탁세제·화장지 등 공산품 8개 품목을 대상으로 AI 기반 가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종 대상 품목은 데이터 가용성 등을 검토해 오는 7월 확정된다.

국가데이터처는 온라인 쇼핑몰 가격정보와 농산물유통정보(KAMIS), 소비자원 참가격 등을 연계하고 웹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가격 정보를 자동 수집한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 게시된 상품 정보는 규격과 용량, 가격 표기 방식이 제각각인 비정형 데이터인 만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표준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현재 가격과 증감률, 가격 변동 위험도를 분석해 안정·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 위험지표를 구축한다. 지표 개발 연구용역은 올해 11월까지 진행되며, 내년부터 관계부처에 제공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품목을 조기에 파악하고 물가 대응 정책의 신속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가공식품과 공산품은 규격과 가격이 다양해 기존에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었다”며 “AI를 활용해 가격정보 수집과 분석을 자동화하고 대응 역량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수급 관리에도 AI 활용이 확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상정보와 비료 투입량, 과거 가격 흐름 등 생산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AI가 종합 분석해 생산량과 도매가격을 예측하는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애호박·양파·배추·마늘 등에 적용 중인 AI 기반 수급예측 모델을 올해 사과와 무까지 확대해 누적 6개 품목으로 늘린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AI 모델 경진대회를 통해 발굴한 우수 모델을 배추·무·양파·감자·대파·건고추·깐마늘 등 주요 수급관리 품목과 사과·배·상추 등 관심 품목 가격 예측에 적용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29년까지 AI 기반 수산관측 시스템을 구축한다. 공급·소비·유통·시장 이슈를 통합 분석해 가격과 물량 급변동의 원인과 영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비축물량 방출과 수입량 조정, 수산물 할인 지원 등 정책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일 이상 걸리던 인과관계 분석도 AI를 활용하면 즉시 파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체감 물가 안정 대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인근 판매처별 농축산물 가격과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알뜰소비 앱’을 구축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5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지역별 가격 비교와 최적 구매처 추천, 장바구니 단위 최저가격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현재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제공 중인 축산물 가격 비교 서비스의 참여 업체도 확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계획이다.

정부는 “품목별 물가 데이터를 관계부처가 실시간 공유해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을 지원하고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AI를 활용한 생산량·가격 전망 고도화를 통해 비축물량 조절과 공급망 관리 등 정부의 선제적·능동적 대응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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