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넘겨 루비오 美국무, 프랑스 외무에 합의문 인쇄 도움 요청
접시 치운 만찬 테이블서 영어·페르시아어 문서 서명
만찬 참석자들, 휴대전화 꺼내 역사적 장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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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참석자들에게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백악관 X]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장면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즉흥적인 이벤트였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MOU 서명을 둘러싼 베르사유 궁전의 숨가빴던 뒷이야기를 전했다.
프랑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에서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에 도착한 17일 밤, 측근들은 이란과의 종전 협정이 최종 타결됐다고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협정에 서명하기로 결정했다. 베르사유 궁전의 상징인 ‘거울의 방’을 둘러보던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곧 현실적인 문제가 등장했다. 합의문에 서명하려면 우선 문서를 인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에게 프린터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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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을 하고 있다. [UPI] |
즉시 참모 한 명이 투입됐고, 몇 분 뒤 루비오 장관은 갓 인쇄한 문서를 손에 들고 만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문서를 함께 살펴볼 시간도 없었다. 만찬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접시들이 급히 치워졌고, 그 자리에 영어와 페르시아어로 작성된 합의문이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을 집어 들었고, 이 장면을 지켜보던 30여명의 사람에게 “절대 쉽지 않았다. 장담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소를 띠며 이 장면을 지켜봤고, 주위에 앉아 있던 참석자들도 이 역사적인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대통령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던 장관들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 장관은 이날 RTL 방송에서 “우리 프랑스 정부 장관들에게도 이는 뜻밖의 일이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에비앙에 올지 확신하지 못한 프랑스 정부로선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가 주재하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사흘 내내 머물렀을 뿐 아니라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을 명분으로 마련한 베르사유 궁전 만찬까지 수락했다.
프랑스 외교 소식통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MOU에 서명한 건 ‘화룡점정’이자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존중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자신이 주재한 이번 G7 정상회의를 “엄청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지원 진영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최근 수개월간 미국이 유예해왔던 러시아산 석유·가스 제재에 대한 공감대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특히 관심을 기울여 온 레바논 사안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대응이 충분치 않았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같은 성과를 두고 마크롱 대통령 측근은 “이번 G7 정상회의는 대성공이었다”며 “2019년 비아리츠 정상회의 이후 가장 뛰어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 말이 틀렸다면 누군가 반박해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