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외 맨리·가리갈 등 추천
맨리비치 파도터널 속 서핑 재미 쏠쏠
한·중·일 포용 미술관 ‘亞 일원’ 증명
가리갈공원 “문명, 자연 일부” 일깨워
신설 뉴시드니 피쉬마켓, 여행 필수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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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랑~ 시드니”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주도 시드니의 원래 이름은 ‘워란(Warrane)’ 또는 ‘와랑(Warrang)’이다. 선주민인 에오라 부족의 가리갈 사람 중 시드니만 해안 쪽에 사는 사람을 지칭한다. 요즘 시드니와 워란(와랑)을 병기하는 기관도 늘고 있다. “와랑~”은 우리말로도 친구를 초대할 때, 보다 간절하면서도 귀엽게 표현하는 말이다.
올들어 호주에서 한국 방문이 팬데믹 이전보다 78% 급증한 가운데, 호주의 중심인 뉴사우스웨일즈 사람들이 보다 많은 매력들을 보여주며 우리에게도 우정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와 록스, 바랑가루, 달링하버 지역 외에 ▷맨리해변과 하버국립공원 ▷가리갈국립공원 ▷한국인의 작품을 야외에 전시한 주립아트갤러리 ▷새 랜드마크가 된 뉴피쉬마켓(어시장) 등이 새로운 추천지로 거론된다.
시드니는 영국이 호주에 처음으로 상륙한 곳이고, 오페라하우스 동쪽 군함이 서 있는 시드니 코브는 원주민과 영국 이주민이 처음 만난 지점이다. 오페라하우스는 원주민들이 이미 수천 년 전부터 만남의 광장 또는 축제의 장으로 쓰던 곳이다. 원주민의 역사를 호주 현대인이 이어가는 모양새다. 최근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열린 ‘비비드 시드니’ 축제는 세계인의 환호 속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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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영국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맨리거리. |
남성적(Manly)이면서도 아기자기한 맨리
거북 머리처럼 생긴, 노스헤드 반도 북쪽에 접해 있는 맨리 비치는 이름 그대로 서핑에 최적화된 남성적(Manly)인 파도를 가진 곳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성적인 아기자기함도 적지 않다.
이곳은 서큘러 키(Quay)에서 페리로 30분이면 간다. 1960년대 호주 최초의 서핑대회가 열릴 정도로 우람하고 멋진 파도로 유명하다. 거북의 목에 해당하는 지점에 있는 맨리의 남쪽 바다 선착장에서 하선한 뒤 10분가량 빅토리아 시대 건물과 현대적 시설이 섞인 낭만적 거리를 가로질러 가면, 서핑의 성지 북쪽 바다를 만난다.
거리에는 호주식 디자인을 가진 의류와 기념품 가게, 맛깔나는 식당, 아이스크림 가게, 빅토리아 시대 건물을 그대로 활용한 호텔들, 영국식 뾰족지붕이 연쇄적으로 붙은 아케이드 소상인들의 예쁜 점포가 여행자의 발을 붙잡는다. ‘요치’는 아이스크림 10여종에 토핑 20여종 고를 수 있어 구색이 다양하고, 수도꼭지 같은 아이스크림 통에서 여러 종류를 먹을 만큼만 받아서 무게로 계산하는 스마트시스템도 편리하다. 요치는 아니타젤라또와 함께 많은 추천을 받는 디저트 카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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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호주에서 한국 방문이 팬데믹 이전보다 78% 급증한 가운데 호주의 매력적인 관광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맨리 비치의 서핑맨들(왼쪽)과 오페라하우스의 불꽃놀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관광청 제공] |
맨리 해변의 서퍼는 세미프로급이 많다. 맨리(Manly)한 서퍼들의 역동적인 서핑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해안선에 가까워지면 파도 끝이 감기면서 터널이 형성되는, PC 배경 화면 같은 장면도 볼 수 있다.
맨리비치에서 높던 파도는 불과 2~3㎞ 남쪽, 하버국립공원 노스헤드 반도 초입부터 급속히 잦아든다. 이곳에선 서핑보다는 패들보드나 카약을 즐기고, 아이들이 물놀이 하기에도 안전하다.
콜린스 플랫 비치는 얕은 물, 민물폭포, 숲과 바위 등이 어우러진 숨은 보석같은 자연 휴식터이다. 가족소풍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페어리 바우어(Bower) 자연 바위풀장(록풀)도 인기다. 1929년에 단장한 ‘바다 위의 작은 바다’인 록풀은 그 가장자리에 사진찍기 좋게, ‘오세아니데스’(바다의 요정들)이라는 조각상을 세워두었다.
노스헤드의 남쪽 바다 건너편 곶(串)에 있는 갭 공원 인근의 혼비등대는 시드니에서 가장 예쁜 라이트하우스 포토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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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립미술관에 설치된 한국작가 이우판의 작품 ‘렐라툼 Relatum-대화 2025’. |
주립미술관서 즐기는 원주민·자연 소재 작품
시드니 로얄 보타닉 가든, 도메인공원, 하이드파크, 세인드메리 대성당, 쿡&필립공원 등이 있는 거대한 도심 녹지공간 동편 끝자락엔 주립아트갤러리가 있다. ‘자연과 친하되 자연 앞에 몸을 낮추겠다’는 뜻을 품은 위치 선정이다.
예술성 외에 인류사회·국가 기여도도 중시하는 호주 국전(아치볼드, 윈, 슐만상)은 수상작들도 환경보존을 주제로 한 것들이 많다. 호주에서 자연은 매우 중요한 예술 소재이다.
거실 차창밖 자연과 인물의 옷무늬를 일체화시킨 그림, 환경운동가의 초상화, 원주민 추장 찐쭈르의 강인한 모습 등을 담은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주요 전시 작품이다. ‘호주의 배꼽’ 지역에서 억척스럽게 살아오다가 나이 들어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서 관절이 좋지 않은 어느 원주민 할머니의 구부정한 자세를 그린 작품(리처드 레워 작)은 2026년 최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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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민 할머니를 모델로 한 ‘호주의 국전’ 아치볼드상 대상작. |
이곳엔 원주민 공예품,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작품, 고흐와 마네 같은 유럽 명작들을 대거 전시해, ‘모든 문명의 존중’이라는 가치를 실현한다.
군용 유류 창고였던 기름탱크를 ‘더 키스(Key’s) 언더 더 매트’라는 가족 예술놀이터로 반전 재생시킨 창의력도 놀랍다.
이 갤러리엔 한국 작가 이우판의 작품 ‘렐라툼 Relatum-대화 2025’가 대표적인 야외 전시 작품으로 설치돼 있다. 철판 거울 앞뒤로 돌이 있는 모습이다. 자연(돌)과 산업(철판 거울)을 화해시키고 연결하는 의미를 담았다. 돌은 마침내 거울 속으로 들어가고, 철판 밖 자기 모습을 다시 본다.
세상의 모든 예술을 포용하고 있는 주립미술관의 모습에서, 호주가 한·중·일과 함께 아시아의 당당한 문화 리더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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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동적인 운전으로 스릴을 선사하는 오즈제트 보트. |
물 위 감상하는 미항, 새 랜드마크 피쉬마켓
시드니 도심에서 차로 30여분 북쪽으로 가면 시드니 원주민 부족 이름과 같은 가리갈 국립공원을 만날 수 있다. 영화에서도 등장한 이 공원의 바위투성이 락스지역에 이르면, 거대한 숲 너머 깨알 같은 시드니 도심 풍경이 나타난다. 마치 현대 도시의 마천루도 자연을 의지해 지탱하는 깨알 같은 존재일 뿐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여의도의 5배 크기인 이 국립공원에는 트레커와 하이커에게 중상급 난이도인 내추럴브릿지와 캐스케이드 산길, 곰바위산, 미들 하버 바위산, 그 사이로 흐르는 계곡, 밴트리만까지 이어지는 하천과 나래빈 호수, 맨리댐 보호구역 등이 자리한다. 원주민 유적 100여곳이 아직 남아있다.
다시 ‘참새 방앗간’ 오페라하우스로 돌아오니 벤치에선 남친에게 몸을 기댄 채 누운 젊은 여성, 혼자온 여행객, 시드니만의 정취 속에 커피를 마시며 재잘거리는 여우(女友)들의 모습이 정겹다.
오페라하우스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묘안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덴마크 건축가 웃손이 누군가 오렌지를 까먹고 남긴 껍질을 보고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해안 도시다운 조개껍질을 대입해 오페라하우스 설계도를 일사천리로 만들어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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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 하버국립공원 끝자락 곶(串)에 서 있는 혼비등대. |
주지사 부인의 인자한 성품을 기리며 사암 암석 위에 그녀가 앉을 곳을 조각한 ‘맥쿼리 부인의 의자’에서 보면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선명하게 잘 보인다.
선상 액티비티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시드지의 매력을 볼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다. 서큘러키에선 시드니 항구를 20분간 오가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VIP 수상택시와 초고속 질주, 급격한 회전 등 역동적인 운전으로 스릴을 선사하는 오즈제트 보트가 출발한다.
바랑가루에선 낭만적인 정취와 맛있는 미식과 와인을 갖춘 디너크루즈 선착장이 있다. 전문가가 이끄는 선셋카약 역시 느림의 미학으로, 바다에서 보는 시드니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신축한 지 5개월 된 뉴 시드니 피쉬마켓은 바다와 물고기를 소재로 지어진 1만2000㎡ 규모의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이곳에선 수산물 거래 외에 미식 체험, 경관 감상, 문화 행사 등도 한다. 세계 3대 미항에 들어선 이 어시장은 시드니 패키지여행의 3대 필수 동선이 됐다. 자연 채광, 빗물 재활용,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점은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호주 사람들은 K-컬처의 성지라면서 강원도 주문진 향호리 어촌계까지 찾아올 정도로 한국 사랑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이번엔 그들이 “와랑~”하며 한국인의 시드니 러시를 기다리고 있다.
시드니=함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