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000년대 최상위, 2020년 하락 지속
생산량은 2019년 정점 찍고 13.4% 줄어들어
현대제철은 2015~2017년 이후 거듭 하락세
포스코는 인도, 현대제철은 미국시장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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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현대제철 제공] |
한국 철강산업의 위축은 국가 단위 통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내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2000년대 초반 이후 글로벌 철강사 순위가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량만 보면 과거보다 몸집을 키웠지만, 중국·인도 철강사의 급성장과 글로벌 철강사 대형화 흐름 속에서 상대적 위상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2위였던 포스코, 계단식 하락에 8위까지 밀려=23일 세계철강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6 세계 철강 통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 생산량(조강 기준) 3736만톤으로 세계 철강사 순위 8위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1795만톤으로 20위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철강 생산량 2770만톤으로 세계 2위 철강사였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흐름은 달라졌다. 포스코는 2015년 4197만톤으로 세계 4위를 기록했지만, 2016~2019년에는 5위권에 머물렀다. 2020~2021년에는 6위, 2022~2023년에는 7위, 2024년과 2025년에는 8위로 내려왔다. 생산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철강 생산량은 2019년 4312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6년 새 576만톤 줄었다. 감소율은 약 13.4%다. 지난해 생산량은 전년 3779만톤보다도 43만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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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제철로 도약한 현대제철도 정점 지나=현대제철은 2000년대 초반 이후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다시 후퇴했다.
현대제철은 2015년 2048만톤으로 세계 13위에 오른 뒤 2016년 2009만톤, 2017년 2123만톤을 생산하며 3년 연속 13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순위는 2018~2019년 15위, 2020년 16위, 2021년 17위, 2022~2023년 18위, 2024년 21위로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20위로 한 계단 올랐지만, 최고 순위였던 13위와 비교하면 7계단 낮다.
생산량 흐름도 다르지 않다. 현대제철의 철강 생산량은 2018년 2188만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795만톤으로 줄었다. 7년 사이 393만톤, 약 18.0%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생산량은 2024년 1836만톤보다 줄었지만, 글로벌 철강사 전반의 부진 속에 순위는 21위에서 20위로 소폭 상승했다.
현대제철의 침체는 건설 경기와 맞닿아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등 판재류와 철근·H형강 등 봉형강을 함께 생산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봉형강 제품군 매출 비중이 적지 않아 국내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철근과 H형강에서 국내 선두권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건설용 강재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 생산량 방어가 쉽지 않은 구조다.
양대 철강사의 순위 하락은 개별 기업의 경쟁력 약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국내 철강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위축,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강화라는 3중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건설은 국내 철강재 수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방산업인 만큼, 부동산 경기 부진은 철근·형강 등 건설용 강재를 중심으로 생산량과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탄소규제 부담도 국내 생산 기반을 압박하는 요소로 꼽힌다.
▶포스코, 인도서 ‘완결형 현지화’ 승부수=양사는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인도 1위 철강사 JSW스틸과 50대50 합작 방식으로 연산 6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인도 오디샤주에 들어설 이 제철소는 원료 조달부터 생산·판매까지 현지에서 해결하는 ‘완결형 현지화 모델’이다. 과거 해외 사업이 국내에서 소재를 만들어 수출한 뒤 현지에서 가공·판매하는 방식이었다면, 생산 전 과정을 현지에서 수행하는 구조다.
인도의 저렴한 철광석과 인건비 경쟁력에 포스코의 고급강 기술을 결합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고급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동시에 저탄소 공정과 스마트팩토리 역량을 접목해 인도 정부의 ‘그린스틸’ 흐름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는 주요국 가운데 철강 수요 성장세가 가장 뚜렷한 시장으로 꼽힌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올해 1억7160만톤, 2027년 1억8740만톤으로 각각 7.4%, 9.2%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인도는 자체 철강산업 육성 의지가 강한 만큼 포스코는 현지 업체와의 협력, 고급 강재 중심 공급, 자동차·인프라 등 수요산업 연계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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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힘주는 현대제철…전기로로 현지화 승부=현대제철은 미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미국 철강 수요는 인프라 투자 확대, 제조업 온쇼어링,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바탕으로 올해 1.7%, 2027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해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해당 제철소는 직접환원철부터 아연도금까지 가능한 일관 공정으로 구축되며, 연간 생산능력은 자동차강판 180만톤과 일반강 90만톤 등 총 270만톤 규모다.
미국이 철강 수입품에 최대 50% 수준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는 등 통상 장벽을 높이면서 현지 생산 기반 확보의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 생산을 통해 탄소 배출 부담을 줄이고,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강판을 직접 공급해 관세와 통상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생산량의 40% 안팎을 수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세안 등 주요 시장의 관세·세이프가드·탄소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내보내는 기존 수출 방식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현지화 전략도 이같은 시장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직 상당수 신규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전사 실적에 의미 있게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성장 시장에서 고급재와 현지화 전략으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어느 시장에서 어떤 고부가 제품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