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중대재해 예방, 사업주 처벌로는 한계…법·제도 개편 시급”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자 역할 강화 방안’ 보고서 발표
산업재해 10건 중 6건 안전수칙 위반이 원인
산업재해 58.5% 근로자 안전수칙 위반
“사업주·근로자 역할 균형 있게 이행하는 체계 구축해야”


경총 회관 [헤럴드 DB]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산업안전보건 정책상 산재예방의 중요 주체인 근로자의 의무와 책임 제고 노력은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주 처벌과 책임 강화에만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산재예방 효과에 한계가 있다”며 법·제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총은 24일 발표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자 역할 강화 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총이 제조·건설업 등 117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 최근 3년간 응답 기업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가운데 ‘근로자의 안전수칙 미준수’가 주된 원인이었던 비율은 평균 58.5%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61.5%는 안전수칙 위반자 징계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주된 사유는 ‘근로자 반발 및 노사관계 마찰 우려(52.8%)’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은 “근로자 안전수칙 준수 현황 및 사업장 애로사항 조사 결과, 기업의 산재예방 노력에도 현장에서는 작업절차 미준수, 보호구 미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위반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로자가 법과 사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다는 인식과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가 중대재해 감축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업종·규모별 근로자 안전수칙 미준수 비율(위), 근로자가 가장 자주 위반하는 안전수칙 표 [경총 제공]


아울러 경총은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제40조와 관련해 “근로자의 안전 수칙 준수 의무를 규정하는 법 조문만으로는 근로자가 지켜야할 핵심 의무사항을 직관적으로 알 수 없다”며 “근로자의 의무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산업재해 감소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산안법 제40조는 ‘근로자는 제38조 및 제39조에 따라 사업주가 한 조치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치 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경총은 안전보건에 대한 포상·징계 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총은 “자율적인 안전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우수자 포상과 고의적·반복적인 안전수칙 위반을 방지하기 위한 제재는 산재 예방을 위해 필요한 기업의 적법한 경영활동”이라며 “포상·징계 제도의 목적은 일회성 격려 차원의 보상 또는 맹목적인 처벌이 아니라 근로자 스스로 안전수칙 준수에 대한 자긍심과 경각심을 동시에 갖게 함으로써 자율적인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기업이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으며 안전수칙 위반자에 대한 징계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노사 의견수렴을 통해 정부가 객관적이고 명확한 징계 기준 및 절차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자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유(위), 안전수칙 위반자 징계 제도 운영 현황 표 [경총 제공]


이 외에도 경총은 현행 안전보건교육에 관해서는 “획일적인 교육내용, 교육이수 증빙을 위한 서류작업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형식적 교육에서 탈피하여 교육의 실질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이뤄지는 각종 자율안전활동이 안전보건교육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기업의 천문학적인 안전투자와 정부의 처벌 강화 정책에도 중대재해 감축 추세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집중 분석하고 해결해야 할 때”라며 “사업주와 근로자가 각자의 역할을 균형 있게 이행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안전의 노사 공동책임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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