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 ADR 상장 초읽기…순현금 100조 보인다

美 SEC 승인 후 이르면 내달 증시 입성 전망
22일 韓증시 시총 1위 등극
조달 규모 키워야 글로벌 투심 확보에도 유리
신주 발행 최대치 가정시 50조원 유입 관측
곽노정 대표, 정기 주총서 현금 보유 강조


SK하이닉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심사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관측된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 조심스러운 입장이나 이미 주식시장에선 ADR 상장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2080조원을 기록하며 시총 1위에 올랐다.

주가 고공행진 덕에 SK하이닉스가 연초 목표로 제시한 순현금 100조원 달성도 가시권에 진입했다. 최대주주 SK스퀘어의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에서 최대 규모로 신주를 발행한다면 50조원 넘는 현금 유입이 점쳐진다. 지난 1분기 말 순현금이 35조원이었으니 연말까지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23일 IB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르면 내달 상장을 목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ADR 상장 심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을 비공개 제출한 뒤 심사가 한창이다. (본지 4월 16일자 기사 참조)

아직 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해외 기관투자자 투심은 우호적이다. 이달 초 NDR(Non-Deal Roadshow,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 기대감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특히 미국 마이크론과 비교해 밸류에이션 격차 해소가 기대된다. 마이크론은 지난 22일 주당 1211.38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ADR 상장 기대감을 바탕으로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드러냈다. 지난 22일 종가 291만9000원을 기록해 보통주 기준 시총 1위에 올랐다. 최근 주가 상승세를 고려한 SK하이닉스의 선행 PER은 9배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주가가 빠르게 올랐지만 마이크론 주가도 그만큼 많이 상승했다”며 “해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SK하이닉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란 평이다. 지난 12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스페이스X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750억달러(약 113조원)를 공모 조달한 바 있다. AI 모델 개발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도 IPO 절차에 돌입한 만큼 메가 딜을 향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투자자 관심이 뜨거운 만큼 신주 발행 규모를 키우는 게 회사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상승에도 유리하다. 증권업계에서는 모회사 SK스퀘어가 지분율 20%를 유지할 수 있는 상장 주식 수의 2.5%(1780만주)를 신주 발행 한도로 여긴다. 주당 290만원을 오르내리는 현재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50조원 넘는 조달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제시한 현금 보유고 목표치도 달성할 수 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필요한 투자를 집행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반도체 공장 투자를 위해 100조원을 쌓아두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만 40조원 넘는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1분기 말 기준 순현금 35조원을 나타냈다. 작년 말 12조6900억원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다. 2분기에는 50조원 넘는 순이익 전망치가 나오는 가운데 이익 규모와 신주 발행까지 고려하면 연말까지 100조원 달성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렇게 확보한 현금을 용인 클러스터에 대거 투입할 전망이다. 내년 2월 첫 번째 클린룸 가동을 앞두고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당초 5월 가동 계획이었으나 3개월 가량 일정을 앞당겼다. 1기 팹은 총 6개 클린룸으로 구성되는데 업계에선 팹 하나당 총 120조~150조원 가량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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