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위헌! 공소청 설치 연이은 경고’ 검찰 폐지 우려가 쏟아졌다 [세상&]

법무연수원·형정원 주최 형사사법포럼
“헌법에 명시된 검찰총장…법률로 바꿀 수 없다”
“공소청법은 檢총장을 사문화…실체변경은 위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수사-기소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형사사법체계 대격변을 목전에 두고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검찰청 폐지가 위헌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여당의 입법에 따라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로 새롭게 들어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체제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 지적도 거듭 제기됐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법무연수원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헌법 하위의 법규범인 법률에서 ‘검찰총장’을 폐지하거나, 검찰총장이 장인 ‘검찰청’을 폐지하는 것은 위헌이며 법률로써 그 명칭만 남기고 그 실체를 변경하거나 형해화하는 것도 위헌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대변화의 시대, 형사사법의 방향’을 주제로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등 법조계·법학계 관계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제1주제인 ‘제정 공소청·중수청법의 내용과 향후 과제’ 토론에 나선 차 교수는 “헌법 제89조 제16호에 명시된 ‘검찰총장’은 ‘검찰청’이라는 국가기관의 장이며, 이 규정은 제헌헌법 당시부터 존재했다”며 “이 조항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헌법이 명시한 헌법상의 기관이며 이를 법률로써 바꿀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검찰청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검사로 구성된 조직으로서 공소청과는 그 조직의 성격 및 권한이 다르다. 따라서 검찰청과 공소청은 동일성을 갖는 기관으로 보기 어렵다”며 “1989년 노태우 정부 당시 합동참모본부·합동참모의장 명칭 변경을 시도하다 위헌 논란으로 포기한 사례도 지적되고 있다. 헌법개정 없이는 헌법상의 명칭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공소청법은 검찰총장을 사문화하고 있어 그 위헌성이 문제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 교수는 “검찰을 개혁하는 것은 검찰이 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선하는 것인데, 검찰의 정상화가 아닌 검찰의 폐지라는 결론은 경찰, 검찰, 법원으로 이어지는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집는 것이며 향후 후폭풍이 매우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청 폐지와 함께 수사기관으로 설치되는 중수청과 관련해선 다른 수사기관과의 수사범위 중복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발제를 맡은 박경구 형정원 형사법제연구본부장은 “중수청법은 관할범죄인 ‘중대범죄’로 인정될 수 있는 범죄의 어떠한 특성·속성 또는 기준에 대한 언급 없이 예컨대 ‘범죄의 중대성’을 판단할 때 기초적인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일정 이상의 법정형 또는 선고형’과 같은 기준을 이용하지도 않은 채, 단지 죄명만을 기준으로 해당 중대범죄를 나열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행 중수청법의 중대범죄 정의에 의하면 다른 수사기관인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또는 특사경과의 수사권 중복·경합 사례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도 “검찰청의 검사에게 수사권을 뺏는 대신 그 만큼을 대체하려는 방법으로 중수청이 필요했는지는 몰라도, 새로운 수사기관의 신설에 따른 막대한 비용 외에 국수본, 공수처 등과 함께 이재명 정부에서는 잦은 특별검사 수사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앞으로 수사범위가 중복돼 수사력의 낭비가 되는 한편으로 더 큰 문제는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로 미루려는 수사기피의 만연이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 논의의 핵심 쟁점인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우려도 나왔다. 차 교수는 “공소청에 대해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부·여당의 태도는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무력화를 위한 검찰 개혁이라는 의혹을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라며 “이미 경찰의 법률전문성 부족과 그로 인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논거 및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양 변호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했으나 최근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국회 논의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절대로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개정 형사소송법의 내용은 아직도 국민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며 “헌법상 검사에게만 영장신청권이 있는데, 이는 검사가 수사기관으로서 직접 혹은 수사지휘를 통해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이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박진성 법무연수원장 직무대리의 개회사와, 정웅석 형정원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제정 공소청·중수청법의 내용과 향후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토론에서는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사회를 맡고, 박경구 형정원 형사법제연구본부장이 발제에 나섰다. 토론자로는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무법인 이공 양홍석 변호사,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두 번째 토론은 ‘제정 공소청·중수청법 시행에 따른 형사사법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됐다. 윤지영 형정원 사법개혁·AI전략연구본부장이 사회를, 장준호 춘천지검 강릉지청장이 발표를 맡았다. 토론에는 법무법인 광장 차호동 변호사,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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