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물가 3.2% ‘2년 6개월 만에 최고’…기름값이 끌어올렸다

석유류 24.7% 급등…휘발유 23.1%·경유 33.7% 상승
생활물가 3.4%로 2년 2개월 만에 최고…파·쌀·달걀도 강세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최근 한 달간 30% 급락했지만,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2천원대에 머물러 있다. 6월 21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오르며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석유류 가격이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이 여파가 교통비와 여행비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2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2월 2.0%를 기록한 뒤 3월 2.2%, 4월 2.6%, 5월 3.1%로 상승폭을 키웠고,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3%대를 이어갔다.

이번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였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24.7%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7월(3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휘발유 가격이 23.1%, 경유는 33.7%, 등유는 23.1% 각각 올랐다. 석유류 급등의 영향으로 공업제품 가격도 4.4%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47%포인트 끌어올렸다. 교통 부문 물가 역시 11.1% 상승해 주요 지출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여행 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제항공료는 전월보다 28.2% 올랐고, 해외단체여행비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상승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둔 수요 증가와 함께 유류할증료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 부담도 커졌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라 2024년 4월(3.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먹거리 가격은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파는 37.1% 급등했고, 쌀(11.7%), 달걀(10.3%), 국산 쇠고기(7.5%), 돼지고기(4.5%) 등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마늘(-11.0%), 오이(-11.0%), 양배추(-19.7%) 등 일부 채소류는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를 나타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5% 상승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지수도 2.4% 올라 기조적인 물가 압력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