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 단열재’ 불연 소재로 각광
“불연재 의무화 제도적 장치 필요”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 화재에 이어 최근 김포 물류창고에서도 큰불이 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샌드위치 패널 내부 ‘단열재(심재)’를 불연재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용되는 단열재 종류가 화재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다.
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인천 서구 원창동 화재는 공장 여러 동으로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20개 동이 전소됐고, 118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샌드위치 패널 구조인 데다 내부에 목재 등 가연성 자재가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히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했느냐보다 패널 안에 어떤 단열재가 들어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샌드위치 패널은 철판 사이에 단열재를 넣는 구조다. 시공이 쉽고 단열 성능이 뛰어나 공장과 창고, 물류센터 등 산업시설에 널리 사용된다. 문제는 단열재의 종류에 따라 화재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우레탄(PUR), 폴리이소시아누레이트(PIR), 스티로폼(EPS) 등 유기계 단열재가 적용된 경우 화재가 내부 패널로 번지면 단열재 자체가 연소하면서 불길이 더욱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철판이 외부에서 뿌리는 소방용수를 막아 내부까지 물이 스며들기 어려워 진화도 쉽지 않다. 여기에 시안화수소(HCN) 등 유독가스가 발생해 화염뿐 아니라 연기로 인한 피해도 키울 수 있다.
반면 그라스울 같은 무기질 단열재는 ‘불연재료’로 분류된다. 화재가 발생해도 연소하지 않아 화염 확산을 늦추고 유독가스 발생도 거의 없어 공장과 물류 시설의 화재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도 반복되는 산업시설 화재를 계기로 제도를 손질해 왔다. 2021년 건축법 개정을 통해 샌드위치 패널에 사용하는 단열재가 준불연 이상의 성능을 갖추도록 했고, 불연 성능을 갖춘 무기질 단열재에는 일부 실물모형 시험을 면제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국내 무기질 단열재 업체들도 생산능력 확대와 품질 고도화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무기 단열재 생산 업체인 KCC와 벽산 등 주요 기업들은 그라스울 생산능력 확대와 품질 고도화를 위해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등 시장 공급 안정화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샌드위치 패널 시장의 약 60%는 여전히 유기계 단열재가 적용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과 시공 편의성 때문에 기존 제품 사용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지난주에 발생한 김포 운양동 물류창고 화재 역시 준불연 EPS패널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산업시설에서 대형 화재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불연 단열재 적용 확대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효범 한국화재감식학회 연구소장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는 굴뚝효과로 화염이 급격하게 확산한다”라면서 “여전히 국내에서는 비용 문제로 유기계 단열재 비율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불연재 사용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