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접근성 개선 기대…역외 거래 국내 유입 노려
단기 환율 안정 효과 제한적…중장기 원화 국제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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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환율 전망치를 1600원 선까지 전망하고 있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1600선을 기록하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34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24시간 외환시장 시대를 연다.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거래 편의성을 높여 역외 거래를 국내로 흡수하고 원화 수요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국제화와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당장은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 환율을 끌어내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일부터 서울 외환시장은 하루 24시간 원/달러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기존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였던 거래 시간이 새벽 시간대까지 확대되면서 사실상 24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번 조치는 해외 투자자의 원화 거래 접근성을 높이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이뤄지던 거래를 국내 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추진됐다. 거래 공백을 줄여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고 원화 거래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1500원대에 고착된 환율을 낮추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느냐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84.56원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상반기(1493.08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34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원화 약세는 주요국 통화 가운데서도 두드러졌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5.92% 하락해 주요 20개국(G20) 통화 가운데 튀르키예 리라와 인도네시아 루피아에 이어 세 번째로 낙폭이 컸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 상승률(약 2.7%)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의 가장 큰 배경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을 꼽는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6조50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훨씬 큰 규모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재조정(리밸런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환율도 단기간에는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추가 순매도 여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며 “적어도 8월 초까지는 환율이 1500원대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은 중장기적으로 원화 수요 확대와 환율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동안 거래시간 제약으로 역외 NDF 시장에서 거래하던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달러 공급이 늘고 가격 발견 기능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환열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해외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역외 수요를 역내 시장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 시행 초기에는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아 오히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초기에는 시장 참여자가 많지 않아 호가 공백 등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거래가 정착되고 유동성이 늘어나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원화 거래 인프라를 추가로 개선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24시간 거래 체제 전환이 단기적인 환율 안정책이라기보다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