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전원 고용 승계·3000개 일자리 창출 약속
수출’에서 ‘현지 제조’로…관세 뚫고 글로벌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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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항구에 줄서 있는 중국 BYD 자동차 모습 [AP] |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중국 대표 자동차 업체인 체리자동차(Chery)가 일본 닛산자동차의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장을 전격 인수하며 아프리카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 마침표를 찍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촘촘한 관세 장벽을 피해 해외 유휴 공장을 잇달아 사들이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중국완성차 기업들의 거침없는 행보가 아프리카 대륙으로까지 뻗어가고 있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체리자동차는 지난 3일(현지시간)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인근 로슬린 지역에 위치한 닛산 공장을 공식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1963년에 설립된 로슬린 공장은 남아공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자동차 생산기지 중 하나다. 앞서 닛산은 올해 1월 경영난 및 자산 효율화의 일환으로 해당 공장을 체리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성산 체리자동차 부사장은 공장 인수식에서 “우리의 장기 목표는 로슬린 공장을 단순 조립을 넘어 연구개발(R&D)과 공급망 운영까지 아우르는 메이저 자동차 허브로 육성하는 것”이라며 “남아공을 포함한 아프리카 시장 확대를 발판 삼아 연간 10만 대 이상 판매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체리는 공장 가동에 앞서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대대적인 생산 시설 개보수와 설비 확충을 거친 뒤, 2027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라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초기 생산 규모는 연간 1만 5000대 수준으로 계획됐다. 아울러 기존 닛산 근로자 692명을 전원 고용 승계하는 것은 물론 제조·공급망 분야에서 약 3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추가 창출하겠다는 파격적인 당근책도 제시했다.
이번 체리자동차의 남아공 공장 인수는 최근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생산 기지 전방위 확대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과거 자국 내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출’ 중심 정책에 머물렀던 중국 브랜드들은 최근 미국·EU 등의 관세 장벽이 한층 공고해지자, 해외 현지에서 직접 차를 찍어내는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 체제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내놓은 해외 유휴 공장들이 중국계 자본의 핵심 타깃이 되고 있다. 비용과 구축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현지 제조업체 지위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리자동차는 남아공뿐만 아니라 스페인 자동차업체 에브로(EBRO)와 손잡고 바르셀로나의 옛 닛산 공장을 확보, 유럽 현지 생산 체제를 가동 중이다. BYD(비야디)는 지난해 남미 브라질에서 문을 닫은 포드 공장을 인수해 중국 외 지역 첫 해외 생산 기지를 가동한 데 이어, 헝가리와 독일 등 유럽 내 교두보 확보를 타진하며 독일에 대규모 공장 설립 및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리자동차(Geely) & 상하이자동차(SAIC)도 지리자동차는 포드의 유럽 유휴 공장 인수를 확정 지었으며, 상하이자동차는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에 연산 12만 대 규모의 첫 EU 공장 설립을 본격 추진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풍부한 자본력과 고도화된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생태계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의 빈자리를 무차별적으로 흡수하고 있다”며 “수입업체에서 현지 제조업체로 신속히 전환함으로써 각국의 규제와 관세 장벽을 우회하는 동시에, 동남아·남미·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까지 장악하려는 고도의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