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 개정’ 갈 길 먼데…기지개도 못 켠 국회, 밥그릇 챙기기 논란도 난제

교육교부금 개정안 13건 국회 계류 중
“합리적으로 조정”vs“예산 줄여선 안 돼”
정부 본격 추진 시, 與도 협력 가능성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영교 위원장이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구성의 건을 처리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윤채영 기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논의가 최근 청와대와 정부를 중심으로 다시금 불붙고 있다.

하지만 관련법 개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담당 상임위원회인 후반기 교육위원장은 야당 몫으로 돌아갔지만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여기에 법 개편에 대해서도 각 의원별 견해차가 뚜렷해 본격적인 논의 시작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교육교부금법 개정과 관련 13건의 법안이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계류 법안 가운데 2건은 현행 방식 대신 학령인구·경제성장률·교육재정 등의 수요를 반영해 교육교부금의 법정교부율(20.79%)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내용이다. 반면 나머지 발의안들은 AI(인공지능)과 DX(디지털전환)을 위한 특별교부금 비율의 한시적 상향을 다시금 연장하거나, 기존 교육교부금을 어린이집 관련 예산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국회 안에서도 시대 변화에 맞게 교육교부금 비율을 조정하자는 의견과, 교부금 활용 범위를 넓히자는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는 형국인 것이다.

지난달 29일 교육교부금을 내국세와 연동해 산정하는 현행 방식 대신 학령인구와 경제성장률을 반영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학생 수는 감소하는데 교부금은 자동으로 불어나다 보니, 경기도에서는 중학교 신입생에게 1인당 100만원씩 주겠다는 선심성 현금 공약까지 쏟아진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 의원은 교부금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해 전년도 예산액의 95%를 하한으로 보장하는 단서를 달았다.

같은 당의 조정훈 의원도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내국세에 강제로 연동해 배정하는 방식은 이제 실효를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방예산이나 복지예산처럼 전체 국가재정 틀에서 봐야 한다. 솔직히 지금은 예산을 한 번 다 뒤집어봐야 하는 때”라고 설명했다.

반면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단순히 학령인구가 줄었다고 교육예산을 줄일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교육환경이 과거보다 훨씬 세분화돼 상담교사·특수교사 등 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 AI(인공지능) 교육, 유보통합, 고등교육 지원 등 새로운 교육 수요를 감안하면 오히려 예산을 줄여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전반기 국회에서 교육위원장을 역임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교육은 여러가지로 예전과 달리 굉장히 세분화 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교육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예산을 줄여서는 (이런 변화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지난 3일 국회의원 워크숍 등을 통해 후반기 국회에서 ‘당·정·청 원팀’을 강조한 만큼 정부가 교육교부금에 대한 본격적인 개편을 추진하면 여당 역시 적극적으로 이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후속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의원들 역시 매년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된 ‘지역교육현안 특별교부금’ 예산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점 등은 이번 법 개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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