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기준 매물 6.1만건, 작년보다 20%↓
강북·성북 등 외곽매물 감소폭 50% 안팎
“공급 없이 세금만으론 집값안정 어려워”
![]() |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경기도 하남 일대의 아파트 단지. 윤창빈 기자 |
#.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로열층의 49㎡(전용면적) 타입 매물이 시장에 나타났다 며칠 만에 사라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수 희망자들이 연락이 수십통씩 와도 집을 한 번도 안 보여줬다”며 “7월 세제 개편이 끝나면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고 결국 매물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후 다주택자가 집을 팔기보다 버티기에 들어간 데다가, 이달 중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매도자들이 관망세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후 13% 줄어=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내 매매 물건은 6만1432건을 기록해 두 달 전(7만403건)과 비교해 12.8% 급감했다.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나오던 5월 초 대비 1만 건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감소 폭은 더 크다. 이날 기준 서울 매매 매물 수는 1년 전(7만7020건)과 비교해 1만5588건(20%) 줄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북구 매물이 1719건에서 794건으로 53.9% 급감했으며, 성북구, 중랑구, 구로구, 강서구 등이 각각 53.3%, 52.4%, 47.6%, 47.3% 급감했다.
이같은 매물 감소는 다주택자가 세 부담에 매물을 거두며 나타났다. 5월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서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여기에 향후 세제 개편 수위를 보고 매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보유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을 통해 비거주 1주택 및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부담을 늘려, 시장에 공급 확대를 유도하려 하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보유세 개편 방안으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 인상과 과표구간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이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추진할 수 있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양도소득세도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단순 보유보다 실거주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장특공제 혜택이 서울 고가주택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만큼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비중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공급 부족, 세제 개편만으론 주택시장 안정 한계=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안의 강도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 시장 흐름이 일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집값 안정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공급 부족, 임대차 시장 불안, 고환율·고물가 등 집값 상승을 이끄는 요인들이 다층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당장 공급 여건부터 녹록지 않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7158가구로 작년 대비 26.9%가 감소했다. 2027~2029년 3년간 서울의 연평균 예상 입주물량은 1만332가구로, 적정 입주물량인 4만7000가구에 비해 한참 못미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공급대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더라도 시장엔 단기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공급부족, 임대차 시장 불안이 전월세 가격을 높이고, 결국 매매가격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인상 가능성도 변수로 거론되지만, 고강도 대출 규제 등이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의 대출 의존도가 낮아진 점도 매물 출회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전문위원은 “서울 핵심지는 대출 비중 자체가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가 오른다고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올 유인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중저가 단지 위주로 거래가 늘면서 서울 외곽 등으로 거래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떠받치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집값 안정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가격 조정보다는 거래량 위축이 나타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홍승희·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