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심야식당’ 이렇게 공감가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심야식당’을 보면 어느 새 차분한 마음으로 편안하게 몰입하게 된다. 이는 우리네 삶과 닮아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SBS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보편적이고도 인간애 넘치는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토요일 밤 12시10분 2회 연속 방영된다.

보통 9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는 보통 직장인들과 달리 모두가 잠이 든 야심한 시각, ‘심야식당’을 찾는 캐릭터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살짝 고단한 일상을 살아내는 인물들이다. 마스터는 그런 인물들의 지친 삶을 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위로하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겨도 나서서 해결하는 인물도 아니다. 그저 들어주고,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찰한다.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어딘가에 털어놓고 기댈 곳을 필요로한다. 누군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들가 아닌,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고 감수해야 한다. 이럴 때 이들이 부담없이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는 곳이 ‘심야식당’인 것. 마스터는 뱃속 뿐만 아니라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며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 때 시청자들도 ‘대리힐링’을 한다.

완벽하지 않은, 어딘가 결핍이 있는 캐릭터들도 시청자들의 몰입을 돕는다. 촉망받는 야구선수였지만 사랑하는 여자로 인해 폭행 사건에 휘말리게 돼 건달이 된 류(최재성 분),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고 어머니는 돌아가셔서 줄곧 외할머니와 살아온 민우, 부모라는 방패막 없이 고스란히 삶의 풍파를 혼자 견뎌야 하는 그는 서울에 올라와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88만원 세대의 모습이다.

동네의 토박이 김씨(정한헌 분), 참견하기 좋아하고, 왕년에 잘나갔던 시절을 잊지 못하는 한량 아저씨, 참견이 귀찮을 때도 있지만 밉지 않은 구석이 있다. 한 번쯤은 겪어봤을 동네의 흔한 아저씨상이다. 어린시절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식욕을 참지 못하고 거대한 몸집을 가지게 된 뚱녀(박준면 분),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며 지금에 이르렀고, 다이어트에 대한 열망은 웹툰으로 푼다. 이 캐릭터는 뚱녀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이어트를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는 ‘내일부터 다이어트’를 외치는 시청자들을 품는다.

뚱녀는 물론 국수 시스터스의 모습은, 여자들이라면 단언컨대 공감할 캐릭터들이다. 친구들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의 여성상. 잔치국수(반민정)는 일찍 결혼해 아이 셋 낳고 현모양처로 사는게 꿈이었으나 실패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올 로맨스를 꿈꾸는 낭만주의 여자다. 열무국수(손화령 분)는 시원털털한 성격 탓에 남자들이 그를 여자로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고백에 주저하지 않고 지금도 소울메이트를 찾아다닌다. 까칠한 성격, 잘난 맛에 사는 골드미스 비빔국수(장희정 분). 그는 남자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고, 웬만한 남자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본인을 잡아줄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남자를 원하지만, 자꾸만 나쁜남자에게 끌려 사랑에 많이 상처 받은 인물이다.

‘심야식당’ 캐릭터에는 주변인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지만, 살펴보면 본인의 모습도 발견해내며 깜짝 놀라거나 위로를 받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이 2% 부족한 캐릭터들이 건네는 힐링은 다른 어느 드라마에서보다 와닿는다.

뿐만 아니라 매회마다 출연하는 사연있는 게스트들의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져 주말 밤,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이것은 누가 뭐라해도 ‘심야식당’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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