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한이 ‘드라큘라’로 돌아왔다.
지난 15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열었다.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지난 2001년 샌디에이고의 라호야 플레이하우스에서 초연, 2004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이후 스웨덴, 오스트리아, 영국, 캐나다, 일본에 이르기까지 공연을 이어가며 평단과 관객들에게 걸작으로 인정받았다.
2014년 여름, 대한민국에도 상륙했다. ‘지금 이 순간’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참여, 대중성을 노렸다. 더불어 데이브드 스완과 신춘수가 각각 감독과 프로듀서로 나서며 힘을 보탰다.

‘드라큘라’는 천 년의 세월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하며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상처와 슬픔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 드라큘라의 이야기다. 영원히 죽지 못하는 숙명으로 인해 연인의 죽음을 지켜보고 피에 대한 욕망으로 끝없이 갈등해야 하는 비운의 드라큘라의 삶을 조명하는 것.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앞서 진행된 ‘드라큘라’의 프레스콜에서 화려한 무대 구성에 대해 언급,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 대표의 말처럼 ‘드라큘라’의 4중 턴테이블을 이용한 무대 변화와 플라잉 기술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신선함과 놀라움을 안긴다.
지금까지의 뮤지컬이 다음 장으로 넘길 때 암전을 한 뒤 다른 배경으로 바꿨다면, ‘드라큘라’는 다르다. 한국 공연 최초로 원형 테이블 4개가 각각 시계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식이다. 이는 단순한 배경 전환을 넘어서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고, 조명과 음향 등과도 조화를 이뤄 무대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무엇보다 드라큘라의 신비로운 능력 역시 한층 돋보이게 했다.

1막의 드라큘라는 강인하고 강렬하다. 2막의 드라큘라는 서서히 애절하고 애처로워진다. 막강한 힘과 음산한 분위기를 지닌 드라큘라의 뜨거운 눈물과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희생은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리기 충분하다.
드라큘라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힘 있으면서도, 섬세한 넘버는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류정한 특유의 중저음의 안정적인 음색과 탁월한 표현력은 ‘드라큘라’를 ‘최고’로 이끄는데 큰 몫을 한다. 그는 곡은 물론, 인물의 감정 변화의 완급을 완벽하게 조절했고 클라이맥스로 가는 기와 승, 정점을 찍은 뒤와 끝맺음까지 한순간도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은 채 모든 관객들을 끌고 갔다. 피를 향한 욕구를 분출할 땐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할 수 없는 아픔에 뜨거운 눈물을 흘릴 땐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혀줄 ‘드라큘라’는 오는 9월 5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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