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출연 한번하고 실시간 검색어로 떴죠”

유튜브 · 팟캐스트 등 온라인서 큰 호응…29일부터 3일간 단독 콘서트도 예정

목소리 탐나 피처링 문의 많지만 거절…곡 만들다 필요하다 싶은 소리는
…낙원상가 뒤져서라고 꼭 찾아내

혜선은 내내 까르르 웃었다. 다운이 옆에서 깐죽댈 때마다 재밌다고 높게 웃는다.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도 그만 웃음에 묻힌다. 다운은 더 신이 나 자꾸 짖궂게 혜선을 건드리지만 혜선은 또 웃는다. 그러면 다운도 따라 웃고 만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흔히 말하듯 세상에는 수많은 가수와 듀오가 있지만 제이레빗처럼 고운 듀오는 없다.

얼마전 한 포털에 제이레빗이 실시간 검색어로 뜨면서 일대 화제가 됐다. 제이레빗의 팬들은 그렇게 대놓고 가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쫒아가는 스타일은 아니기때문이다. 이 ‘실검’에 제이레빗을 아껴 들으며 힐링하는 팬들 스스로 놀라 인터넷을 뒤졌다. “제이레빗이 왜 실검에 떴냐?”는 거였다.

제이레빗은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팬들과 자주 만난다. 매주 1회 업로드되는 팟캐스트‘ 달을 품은 토끼’에서 이들의 유쾌한 토크와 웃음은 해피바이러스를 빠르게 전염시킨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지난 4일 평창동 녹음실에서 만난 제이레빗은 “라디오의 한 아침방송에 나간 건데 프로그램 덕이죠. 금방 실검에서 사라졌어요 ”라며 깔깔 댔다.

제이레빗의 목소리를 들으면 머리속에선 동화나라가 펼쳐진다. 다운의 맑고 깨끗한 보컬은 어쩔 수 없이 좋은 것, 행복한 것을 떠올리게 만든다. 거기에 다운의 낮게 깔리거나 떠있는 코러스가 더해지면 그만 스르르 눈이 감긴다. 30센티쯤 뒤에서 슬쩍 다가와 어루만지고 사라지는 다운의 소리가 어울려야 제이레빗은 가장 제이레빗 답다. “다운이의 목소리가 제 소리에 잘 묻는 것 같아요. 톤이 다른데 더 예쁘게 어울려요.”(혜선)

정혜선(보컬), 정다운(연주, 코러스), 둘은 서울예대 07학번 토끼띠다. 같은 성씨여서 제이레빗이 됐다. 보컬과와 피아노과 학창시절 프로젝트 과제로 만난 둘은 졸업하고 2년후 우연히 뭉쳤다. 다운이네 동네에 까페가 생겼는데 거기서 생애 첫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프로젝트에 A학점을 줬던 교수님도 공연을 보러왔다. 그렇게 셋은 얼마 후 정식으로 기획사대표와 소속아티스트로 만났다.

올해로 데뷔 5년차를 맞은 제이레빗이 지난 6월말 펴낸 3집 앨범 ‘STOP&GO‘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사랑 받는 제이레빗 특유의 궤적을 밟고 있다. 제이레빗의 노래는 우연히 듣고 귀가 번쩍 트여 찾아 듣는 식이다. “어느 팬은 2010년 데뷔 곡을 먼저 듣는 분도 있고, 김광석의 리메이크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듣고 입문하는 분들도 계시죠.” 이들의 홍보수단은 유튜브, 팟캐스트다. 2010년 11월 데뷔 싱글 ‘요즘 너 말야’는 노래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에 올려 조금씩 입소문을 탔다.

이들의 앨범 녹음방식은 데뷔 싱글때부터 한결같다. 원테이크로 연주와 보컬이 함께 한번의 호흡으로 녹음하는 거다.

“둘의 호흡과 기분에 따라 템포나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그런 걸 살려보고 싶었어요. 연주 따로 노래 따로 녹음도 해봤는데 기계적인 방식은 안맞더라고요.”(다운)

이번 3집 앨범은 원테이크를 기본으로 좀 더 진화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유리벽으로 막은 두 개의 방에서 서로 마주보고 녹음했다. 다운은 혜선의 표정과 입모양을 보면서 연주의 분위기를 잡아간다. 악기와 소리도 풍성해졌다. 연주자들을 좀 더 참여시키고 각종 현악기와 퍼큐션 그랜드 피아노까지 렌탈해 최상의 소리를 만들어내려 애썼다.

수록곡 중 ‘We’re in love’나 ‘낭만여행’은 단선율로 사용하는 멜로디언을 앙상블로 구성해 짙은 감성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퍼쿠션과 코러스 라인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 ‘Round & Round’, 보컬과 퍼쿠션, 베이스 기타가 어울린 ‘I Promise I do’등 다채로운 구성이 눈에 띈다. 소리에 관한한 둘은 집요하다. 어느 부분에 어떤 소리가 필요하다 싶으면 필요한 악기를 낙원상가를 뒤져 찾아내고야 만다. 악기가 없으면 깡통으로 소리를 내서라도 만들어낸다.

필요에 따라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퍼쿠션 등 다양한 악기를 구사하는 다운은 늘 얼굴이 왼편의 혜선을 향하고 있다. 다운은 혜선의 호흡을 따라가며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늘 혜선의 입모양이 시야 안에 있어야 해요. 그렇게 맞춰 연주하다 보면 같이 얘기하는 기분이 들어요. ‘저 친구가 오늘은 이렇게 해주는구나’ 하는 작곡가로서 대리만족도 느끼구요.”

제이레빗의 작곡은 다운이가, 작사는 공동으로 작업한다.

“다운이가 작곡할 수 있도록 가끔은 다운이가 토끼굴에 갈 시간을 주어야 해요.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작업할 수 있게. 그런 다음에 제가 들어가죠.”(혜선)

다운은 혜선이 어떤 포인트에서 가장 예쁜 목소리가 나오는지 신경 써 곡을 만든다. 바로 지은 따끈한 걸 옆 자리 혜선이에게 불러보게 해 세심하게 간을 맞출 수 있는 건 작곡가 다운이에겐 행운이다.

“혜선이는 밝은 톤으로 본인의 이야기인 것 처럼 노래할 때 가장 자연스럽고 예뻐요”(다운)

혜선은 성악가인 부모님 밑에서 목소리는 타고났지만 생활습관 속에서도 목 관리에 주의를 기울인다. 저음으로 낮게 얘기고 밝은 기분을 상기시키면서 톤을 잡아 띄워 말한다. 공연 즈음에는 호탕하게 웃지도 않는다. “웃고 싶은데 웃지못해 고역일 때가 많아요. 진짜 웃긴건데 웃지도 못하고…”

목소리가 탐나 피처링 문의도 많이 들어오지만 거의 대부분 정중히 거절한다.

유명팀과 콜라보를 하면 부수적인 효과를 얻겠지만 색깔 유지를 위해 선을 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3집 이후 방송과 합동 콘서트 무대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제이레빗은 오는 8월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국립중앙박물관극장 용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혜선과 다운은 제이레빗 다움을 ”자연스럽고 내추럴한 상태에서 보여주는 것이다“고 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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