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택시’등 서 종횡무진 활약
아리랑TV ‘브링 잇 온’등 발탁
바야흐로 ‘섹시’가 전두엽까지 침투한 시대다. ‘엄친아’, ‘엄친딸’(엄마 친구 딸)로 불리던 유명인들은 이제 ‘뇌섹남’, ‘뇌섹녀’(뇌가 섹시한 여자)로 통칭됐다. 외모에 더해 머리도 좋고 스펙까지 뛰어나야 살아남는 본격적인 ‘뇌섹’ 시대에 등장한 파워걸이 있다. 아나운서로의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서도 여전히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품고 방송가를 누비는 신아영(27)이다.
지난 2011년 SBS스포츠에서 아나운서로 데뷔한 신아영은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축신’(축구여신)이라고 불렸다. 업계 최초의 하버드(역사학과 졸업) 출신 아나운서로 훤칠한 키와 빼어난 미모, 수려한 언변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기를 약 3년, 지난해 12월엔 안정된 울타리를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프리 선언 이후 석 달 만에 오는 9일부터 방송될 아리랑TV ‘브링 잇 온’, 다음달 29일 첫 방송될 tvN ‘고교10대천왕’의 MC로도 발탁됐다. 현재는 XTM의 ‘남자들의 동영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tvN ‘택시’에 출연해 실시간검색어까지 등장하는 화제성까지 입었다. 당연히 업계의 러브콜이 적지 않다.

“‘뇌섹녀’요? 사실 방송에서 뇌가 섹시한 모습은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데….” 적지 않은 시간동안 방송생활을 해왔지만, 아직 내숭이라는게 없다. 스스로 ‘허당’임을 자처하듯 일단 뱉어놓은 대답 뒤로 ‘깔깔’ 웃기 일쑤다.
“어릴 땐 ‘뽀미언니’가 되고 싶었고, 스포츠를 하는 건 싫어해도 보는 걸 좋아해서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택하게 됐어요. 남들이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기에 프라이드도 컸고요. 현장에 직접 나가 감독과 선수 사이의 케미를 확인하고, 그 묘한 분위기가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면서 방송에 적용했던 시간이었죠.”
열의와 책임감을 가지고 해오던 일이었지만 신아영은 당시 채널에서 진행을 맡던 프로그램들이 제작비 문제로 폐지되며 퇴사를 결심했다. 특별히 활동 계획을 세워놓고 떠난 직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회사에 남는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한다. 물론 “안정성과 월급이 달랐다”는게 현실적인 어려움이었다.
“스포츠 아나운서로 보낸 시간동안 많은 걸 배웠어요. 그래서 떠날 때 힘들기도 했고요. 그 배움이 성장하는 시간이었거든요.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을 수밖에 없는 스포츠 선수들을 통해 의연하고 멋지게 지는 법을 배웠어요.”
지금은 아나운서라는 간판은 내려놓았지만, 신아영은 현재에도 여자 아나운서에게 요구하는 탁월한 진행능력을 선보여야 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패널 6명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시청자들을 상대해야하는 아리랑 TV의 ‘브링 잇 온’에서 신아영은 영어진행을 맡아, 한국의 문화와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프로그램의 조현태 제작PD는“언어능력과 뉴스를 진행하던 아나운서의 이미지, 그러면서도 교양 프로그램을 재밌게 이끌 수 있는 진행능력”이 반영돼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회사를 그만 뒀으니 아나운서는 아니지만, 계속 아나운서이고 싶어요. 말이 좀 안 돼죠? 그런데 아나운서가 제겐 정말 맞는 옷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정체성은 그 곳에 두고 방송을 하고 있어요. 기둥이 없으면 흔들리니까 기준점을 둔 거예요.”
사실 신아영의 방송 활동은 부모님의 상당한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한 일이었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업계에선 ‘딸바보’로 유명하지만 딸이 선택한 진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가 심하다”고 한다. 그래도 프리 선언 이후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한 신아영은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쉬지 않고 계속 일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잠시 손을 놓았던 일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프로그램마다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고, 저 또한 새로운 모습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싶어요. 올해는 제게 도전하고 투자할 수 있는 해라고 정했어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막에서, 편안한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해였으면 좋겠어요.”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제공=아리랑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