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서병기 선임기자]막장드라마를 없애는 방법

막장드라마가 갖가지 논란과 비난에도 없어지지 않는 것은시청률이 잘 나온다는 이유때문이다. 논란마저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돼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돼버렸다. 게다가 강력한 제제장치가 없어 막장드라마를 퇴출시킬 묘안이 나오기 힘들었다. 방송사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장스러운 전개를 하는 드라마를 내놓고도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차행전 부장판사)가 MBC 일일극 ‘압구정백야’의 방송통신위원회 제재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방통위 제재는 정당하다”고 내린 판결은 막장드라마 제작의도를 꺾을 수 있는 좋은 판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압구정백야’는 친딸 백야(박하나)가 가족을 버린 친어머니 서은하(이보희)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머니 재혼 가정의 의붓아들을 유혹해 며느리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방송 당시 막장적 전개로 연일 구설수에 올랐었다. 시어머니인지 친정어머니인지 혼란스러운 막장적 설정도 문제였지만 이를 보여주는 방식은 더더욱 가관이었다.

게다가 ‘압구정백야’를 청소년 보호 시간대에 편성해 일일극으로 방송하자 방통위는 지난 4월 징계 처분을 내렸지만 방송사는 이례적으로 드라마 심의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재판부가 가족구성원의 정서와 윤리수준 의무를 위반한 드라마를 편성한 방송국에 책임을 물은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MBC는 지상파 방송사중에서도 막장드라마를 자주 방송했다. 등장인물들이 뜬금없이 죽어 데스노트 논란이 일었던 ‘오로라공주’와 ‘압구정백야’(이상 임성한 작가)나 연민정의 악행이 도를 지나쳤던 ‘왔다 장보리’(김순옥 작가)를 방송한 곳도 모두 MBC였다.

드라마의 위기를 자극적인 막장드라마로 돌파하겠다는 건 너무나 시대에 뒤처진 발상이다.

신선한 스토리와 이를 담아내는 연출의 새로움이 없이는 대중의 시선을 붙잡기 힘들다.

멜로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시선을 붙잡는 ‘치즈인더트랩’과 과거와 현재가 무전기로 연결되는 ‘시그널’ 같은 참신한 드라마로 승부해야 한다. 막장드라마는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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