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남아등에 1069개 스크린 보유
한국영화 알리는 ‘한류플랫폼’ 役 톡톡
‘수상한 그녀’등 합작영화 제목바꿔 개봉
국가별 맞춤 현지화 전략도 쏠쏠한 결실
한류 열풍이 ‘K팝’, ‘K드라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10여년 간 국내 극장가는 ‘K무비’의 세계화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선두에는 국내 영화관들의 해외 진출이 있다. 국내 영화산업이 이제는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판단으로 새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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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시네마가 베트남에 오픈한 23번째 영화관‘ 난빈관’모습. [사진제공=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CJ E&M·문와쳐] |
지난해 기준 한국인은 한 해에 4.22회꼴로 영화관을 찾았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세계 영화산업을 제패한 할리우드 영화의 종주국인 미국도 지난해 인구 1인당 영화 3.6편을 보는 데 그쳤다.
밖에서 보기엔 ‘시네마천국’인 한국이지만,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활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영화관람이 ‘국민 여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 이제 더 불러모을 수 있는 관객의 수도 한계에 봉착했다. 지난 2013년 연간 누적관객 2억1334만여 명을 불러모아 최초로 2억명을 돌파한 후, 2014년 2억1506만여 명, 2015년 2억1729만여 명으로 ‘소소한’ 성장세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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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그녀’ 중국판‘ 20세여 다시 한번’ [사진제공=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CJ E&M·문와쳐] |
▶멀티플렉스의 해외 진출, 왜?=‘시네마머니’가 눈을 돌린 곳은 영화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다. 중국은 여전히 1인당 연간 영화관람횟수가 ‘1회’를 넘지 않아, 영화시장이 급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 2006년 한국 멀티플렉스 최초로 해외에 진출하기 시작한 CGV는 현재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미국 등에 120개 극장, 873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127개 극장, 971개 스크린을 가진 CGV는 국내에서는 출점보다 내실을 다지고 해외에서는 상영관 수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시네마는 2월 현재 중국에 10개 극장 83개 스크린, 베트남에 23개 극장 103개 스크린으로 총 33개 극장 196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107개 극장 753개 극장을 운영하는 롯데시네마도 해외 매출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영화관 진출의 활로도 다양하다. 중국에서 CGV는 IMAX, 4DX, 스피어X 등 특별관들을 통해 ‘불법 해적판’ 영화를 자주 찾는 중국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일 유인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1위 멀티플렉스인 ‘메가스타’를 인수해 흑자전환시킨 뒤 CGV로 브랜드 전환을 진행하고 복합 문화공간인 ‘컬쳐플렉스’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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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인드’ 중국판‘ 나는 증인이다’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CJ E&M·문와쳐] |
2008년 베트남에서 영화관 사업을 하던 한국회사 DMC를 인수해 베트남 사업을 시작한 롯데시네마는 팝콘과 음료 콤보메뉴 판매 등 한국에서의 운영 노하우를 현지에 이식했다. 또 롯데시네마는 한류 배우인 박해진의 이름을 딴 브랜드관인 ‘박해진관’을 런칭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한국 영화관의 확대가 한국 영화콘텐츠의 해외 진출 기반을 닦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CJ CGV 관계자는 “스크린쿼터가 있는 중국을 제외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현지에 있는 한국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많이 걸어줄 수 있고, 영화관 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등 브랜드와 함께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어 한국 문화와 영화를 친숙하게 만들 수 있다”라며 “한국 영화를 알리는 새로운 한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수출 ‘청신호’, 합작영화 성과도 ‘쏠쏠’=해외에 한국 극장이 늘어나면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한국영화의 상영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 개봉 편수는 연간 1~2편에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연간 10편 이상의 한국영화가 현지에서 개봉된다.
‘합작 영화’도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신현준과 김희선이 주연한 ‘비천무’는 한국 배우, 스태프의 참여와 중국 측의 촬영지 제공으로 합작된 초기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최근은 자본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합작영화가 두드러지는 흐름이다. 지난 2014년 7월 한국과 중국 간 ‘한중영화공동제작협정’이 체결돼, 한중합작영화가 중국의 스크린쿼터제를 빗겨 갈 활로가 마련된 것도 계기가 됐다.
쇼박스와 중국의 화이브라더스는 지난해 중국법인 쇼박스차이나를 설립해 3년간 6편 이상의 한중합작영화를 제작하는 내용의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쇼박스와 화이브라더스의 합작영화 ‘어 베터 라이프(A Better Life)’는 오는 상반기 개봉이 예정돼 있다. 투자배급사 뉴(NEW)와 중국의 화책미디어도 지난해 합자법인 ‘화책합신’을 설립하고 합작 콘텐츠 기획에 물꼬를 텄다.
한국 영화콘텐츠의 해외 현지화 전략도 최근 쏠쏠한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CJ E&M은 ‘원 소스 멀티 테리토리(One source multi territoryㆍ한 가지 콘텐츠 소스로 국가별로 현지화 과정을 거쳐 개봉하는 방식)’ 모델을 정착시켰다. 지난 2014년 배우 심은경 주연으로 개봉한 ‘수상한 그녀’를 중국과 베트남에 각각 ‘20세여 다시 한번’, ‘내가 니 할매다’라는 제목으로 현지화 개봉해 큰 흥행 성적을 거뒀다. 이후에도 ‘수상한 그녀’ 일본판은 올해 4월 현지 개봉이 확정됐다. 태국판은 캐스팅 마무리 단계, 인도네시아는 기획 마무리 단계로 올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한중합작영화 ‘나는 증인이다’도 한국 영화 ’블라인드‘를 중국 현지에서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블라인드’를 제작한 문와쳐가 중국 투자제작사 뉴클루즈 필름과 함께 만들었다. 개봉 첫 주 218여억원을 벌어들이며 중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가 지난 100년 동안 갖춰 온 전세계적 배급망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기존에 없는 형태인 영화 현지화 전략에 착수한 것”이라며 “한국영화 수출의 진화한 형태를 현지화 개봉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