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송중기, 연애 하고싶은 ‘히어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에서 오글거리는 대사의 향연을 펼치는 김은숙 작가 대사를 아주 잘 소화한다. 박신양부터 현빈, 이민호도 김은숙 작가 대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화했지만, 송중기는 물흐르듯 잘 넘어가 몰입도를 높여준다.

김은숙 작가는 사건 위주의 전개를 하는 작가들과는 달리, 작은 에피소드에서도 감정을 살려 시청자와 ‘밀당’을 벌인다. 사건을 크게 벌리지 않고도 주변인물들과 잘 엮어낸다.

가령, 송중기와 송혜교 두 남녀는 아랍의 VIP를 치료한 후, 그 집에 초대돼 프리 골드카드를 한장씩 받아, 송중기는 송혜교와 함께 타고갈 렌트카를 빌리는 데 사용했다. 차속에서 송혜교는 한번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골드카드를 차 빌리는게 썼냐며 투덜댄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계속 전개시켜 나간다. 


드라마는 굵은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생동감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 김은숙 작가는 이 점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사건 위주로 진행되는 전개는 자칫 앙상해지기 쉽다.

강요하는 대사투보다는 배우들끼리도 ‘밀당‘을 시키는 티격태격 대사톤이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달달하면서 유치한 대사도 배우의 소화력이 좋지 않다면 시너지가 생기지 않는다. 송중기는 낯 간지럽고 오글거리는 김은숙 대사 소화력이 200%쯤 된다. 진지와 농담, ‘느끼’, 진심, 배려를 수시로 오가야 하는데, 송중기는 표정과 중저음 대사톤, 말투 등으로 표현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자신 때문에 유시진(송중기)이 감봉처분과 구금을 당했다며 우는 강모연(송혜교)에게 “이 남자, 저 남자 너무 걱정하는 남자가 많은 거 아닙니까?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라는 농담을 자연스럽게 한다. 송혜교가 “여자도 정복 판타지 있어요”라고 하자 송중기가 “내가 군인이 된 이유죠”라고 말한다.

송중기는 무거운 대사를 할 때도 잘 어울린다. “군인은 늘상 수의를 입고 산다. 이름 모를 전선에서 조국을 위해 죽어갈 때 그 자리가 무덤이 되고 군복은 수의가 된다. 군복은 그만한 각오로 입어야 한다.”

이 남자 정말 멋있다. 분쟁지역, 위험지역에서 사람을 구하는 모험가 기질이 있는 반듯한 군인이다. 어떻게 보면 이상화된 이미지지만 특히 여자들에게는 최고의 판타지다.

송중기가 아랍 VIP의 수술을 앞두고 그쪽 경호원들이 총구를 겨누자 총을 들고 송혜교를 보호하는 장면은 30%대의 순간시청률을 기록했다. ‘심쿵‘을 넘어 ‘심장어택’이었다. 필요할 때는 상부지시를 어길 수 있지만 국가관이 투철하고, 여성과 노인, 아이를 보호하는 영웅이다.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연애하고싶은 히어로다. 송중기가 송혜교에게 얼굴만 가까이 대고 있어도 ‘심쿵’한다는 여성시청자들이 많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수많은 히어로들이 나왔다. 송중기는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 등 구하는 데 있어 극대화된 영웅이라기보다 여성을 잘 보호해줄 것 같은, 연애하고 싶은 영웅이다.

송중기는 제대후 복귀작인 ‘태양의 후예‘에서 미소년 이미지에서 상남자로 변신했다. 상남자도 머리가 빈 상남자가 아니라 상당히 인텔리전트한 상남자이고 외유내강형 상남자다. 시청률 30% 돌파가 예상되고 있는 ‘태양의 후예‘는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다. 송중기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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