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버닝썬 게이트가 5년이 지난 가운데 MBC 'PD수첩'이 2일 '버닝썬: 우리가 놓친 이야기'편을 방송했다.
얼마전 영국 BBC에서 버닝썬 다큐를 공개해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고(故) 구하라가 경찰과의 유착 관계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취재 조력자였음이 드러났다. 이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구하라의 금고 도난 사건을 파헤치기도 했다.
'PD수첩'에서도 버닝썬 게이트를 다시 소환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버닝썬 사건은 힘 있는 사람이 여성을 술자리 도구를 썼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버닝썬 게이트의 도화선이 된 건 당시 27살 김상교 씨(광고기획자)의 폭행 피해 사건이었다. 당시에도 CCTV 영상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났다. 버닝썬 관계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그는 112에 신고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신고자인 자신을 체포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에게 3차례나 맞았다고 주장했다.
"순찰차안, 이중문안, 지구대안에서 경찰에게 맞았다. 경찰에게 CCTV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경찰은 4개중 1개만 제공했다."
김상교 씨는 경찰의 독직폭행 사건을 수사해달라고 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내사종결됐다. 그는 오히려 경찰과 클럽에 대한 업무방해, 폭행, 경찰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등 열 건의 고소 고발을 당하며 피의자가 되었다.
당시 버닝썬 클럽에 있는 여성들로 부터 성추행 고소까지 당했다. 김상교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여성들중에는 김상교 씨를 클럽밖에서 폭행한 장 이사의 지인도 있었다고 했다. 그 지인은 중국 손님에게 마약을 유통시킨 클럽 직원이었다.
김상교 씨는 “나는 성추행범이 돼있다. 죽고싶을 만큼 힘들다. 지옥문 앞에 매일 서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경찰이 경찰을 수사한다는 게 맞는지 의문을 표했고, 이 사건은 제 3자의 눈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공권력을 공정하게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당시 버닝썬에서 발생한 GHB(일명 물뽕) 약물 성폭행 피해를 최초로 세상에 드러낸 이민정(가명) 씨는 "뭔가 시야가 흐려지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를 털어놨다. 그는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하는 태국 남성을 직접 찾아 태국까지 갔지만 별 무소득이었다.
이 태국 남성은 한국 경찰서에서 한차례 조사받은 다음날 유유히 인천공항을 빠져나가, 여전히 자유롭게 사업을 하고있었다. 인터폴의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사업가로 살고있었다. 오히려 태국 방송에 나와 이민정 씨를 제발로 호텔로 걸어들어간 여성으로 만들고 있었다.
5년째 고통받는 피해자 이민정 씨는 "왜 출금(出禁, 출입국금지명령)을 안했을까요?"라고 말했다.
김상교 씨나 이민정 씨 사건 모두, 이제는 제대로 수사를 하는 일이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