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심정지 환자, 브래지어 풀지 말고 심장충격기 사용 권고”

질병관리청과 대한심폐소생협회는 2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2025 개정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창희 남서울대 응급구조학과 교수가 개정된 심폐소생술에 따라 여성의 속옷을 탈의하지 않고 자동심장충격기 패드를 부착하는 방법을 시연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국내 심폐소생술 지침이 5년 만에 개정됐다. 개정 지침에는 신체 노출 등 우려로 자동심장충격기 적용률이 낮은 여성은 속옷을 제거하지 않고 자동심장충격기를 패드를 부착하는 방법 등이 담겼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심폐소생협회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 개정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국내외 최신 연구 결과와 16개 전문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개정됐으며, 전문가들은 국제 심폐소생술 합의 내용과 연구 등을 검토해 권고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여성 심정지 환자의 경우 속옷(브래지어)을 제거하지 않고 위치를 조정한 뒤에 가슴 조직을 피해 충격기 패드를 맨 가슴에 부착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르면 속옷을 옆으로 젖힌 다음 오른쪽 쇄골 뼈와 유두 사이, 왼쪽 옆구리 쪽에 각각 패드를 붙이면 된다.

질병청은 “여성 심장정지 환자의 경우 신체 노출과 접촉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자동심장충격기 적용률이 낮은 것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지침 개정에 참여한 이창희 남서울대학교 교수는 “실험 결과 속옷을 탈의하지 않아도 패드를 붙이는 위치나 전기 충격의 영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소아 기본소생술에서 만 1세 미만 영아의 심폐소생술 방법도 변경됐다. 기존 지침은 1인 구조자라면 ‘두 손가락 압박법’, 2인 이상 구조자는 ‘양손으로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을 시행하도록 했으나, 개정판은 구조자 수에 상관없이 영아를 양손으로 감싸 안고 두 엄지손가락으로 압박하도록 했다.

정성필 연세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양손 감싼 두 엄지 가슴압박법이 압박 깊이와 힘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고 구조자의 손가락 통증이나 피로도가 낮아 심폐소생술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기존 성인 위주로 권고됐던 비외상성 심정지자에 대한 충격기 사용이 1세 이상 소아 대상으로 넓어졌으며, ‘응급 처치’ 분야가 신설돼 가슴 통증 환자, 급성 뇌졸중 의심 환자, 쇼크, 실신 환자 등에 대한 대응 지침이 추가됐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이 확대되고 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며 “개정 사항을 유관기관과 국민에 적극 알리고 심폐소생술 교육 자료와 현장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정은 2006년 첫 제정 이후 2011년과 2015년, 2020년에 이어 네 번째다. 자세한 사항은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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