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미국 분위기 안좋다”…조현 “입법 고의지연 아냐”

방미 외교장관, 기자간담회서 밝혀
루비오 “통상합의 지연 원치 않아”
조현 “韓 노력과 내부 동향 공유”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을 예고한 뒤 실무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의 통상 분야 합의 이행 지연과 관련해 미국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입장을 외교채널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11월 합의한 한미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중 한국의 통상 분야 이행과 관련해 미국 측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상황을 공유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조 장관은 한국이 고의로 관련 입법을 지연시키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미국 입국 첫날인 지난 3일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회담에서 이같이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 장관은 미국의 25% 관세 재인상 방침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설명했지만 ‘빈손’에 그친 바 있다. 미국은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발표에서도 관세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한국의 투자 확대만 강조했다. 오히려 관세 재인상 조치를 공식화하기 위한 관보 게재 관련 실무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 장관은 특파원단에 “우리 정부의 (한미 합의) 이행 의지가 확고하며, 일부러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추거나 그런 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면서 “한미 통상합의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내부 동향을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에서 여야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조 장관은 또 “공동 팩트시트는 문안 협의 당시부터 경제 분야와 안보 분야 두 축으로 나눠 협의가 이뤄져 사안에 따라 이행 속도가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통상 측면의 이슈로 인해 안보 등 여타 분야 협력이 저해돼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자력과 핵추진잠수함, 조선 등 3가지 한미 협력 핵심 합의 사안과 관련해 충실히 협의가 이뤄지도록 미국의 관계 부처를 독려해달라고 루비오 장관에게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한미 간 합의 이행 지연이 생기는 것은 미국 측도 원하지 않는다”고 공감했으며, “공동 팩트시트는 그 성격과 절차상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 장관은 아울러 전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장관급 회의 계기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한미 관세 합의 이행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어 대표는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이 초래할 수 있는 파장을 이해하지만, 한국이 (대미) 전략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과 관련한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문제와 관련해 “며칠내로 어떤 새로운 진전 사항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다만 “거창한 것은 아니고,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는 성의 차원 같은 것”이라며 “북미대화를 한다거나 그런 것까지는 아니다”고 부연했다.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알다시피 지금 (미국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입장이 확고하다”면서 “좀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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