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민주주의의 중대한 고비”
마이니치 “인기투표에 성공”
이시바 前 총리 역시 “백지 위임과는 다르다” 경계
![]() |
| 일본의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우파 세력들이 지난 8일 치러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자, 이시바 시게루 전(前) 총리와 진보 성향의 언론들은 권력의 “백지 위임이 아니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일본 집권 자민당을 비롯해 우파 세력들이 지난 8일 치러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자,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진보 성향의 언론 등은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465석 중 3분의 2가 넘는 316석을 휩쓸었다. 1945년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한 정당이 중의원(하원)에서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의석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한 것은 처음이다. 과거 도조 히데키 내각 시절이던 1942년 선거에서 대정익찬회 추천 후보가 466석 중 381석을 얻은 경우가 있지만, 당시는 태평양전쟁 중이라는 비정상 상황이었다.
자민당과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우파 성향의 유신회도 이번에 의석수를 기존 34석에서 36석으로 소폭 늘렸다. 극우로 평가되는 참정당은 15석을,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도 28석을 얻는 등 이번 총선에서 우파로의 유권자 재결집이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이에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들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사히신문은 9일 마쓰다 쿄헤이 정치부장의 칼럼에서 “전례 없는 강대권력의 탄생으로 민주주의의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고 경계했다. 아사히는 사설에서도 다카이치 총리가 ‘국론을 양분할 정책’ 실현에 돌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며 “선거 승리는 유권자의 ‘백지 위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론을 양분하지 않도록 주의 깊게 합의 형성에 힘쓰는 것이 지도자의 책무이며, 억지로 정책을 추진한다면 사회 분단을 조장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총선과 관련한 사설에서 “개별 정책 논쟁을 하기보다 인가 투표로 몰고 가 ‘돌풍’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 기반이 비약적으로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이어 “아직 정권의 실적은 충분하지 않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언급한 국론을 양분할 정책은 평화 국가인 일본의 국가 형태에 관한 문제이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고 꼬집었다. 마이니치는 또 “중의원에서는 여당이 주도권을 잡게 됐지만, 참의원(상원)은 여당이 과반에 약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독단에 빠지면 이미지에 기인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전임자이자 현 내각에 호의적이지 않은 이시바 시게루 전(前) 총리도 자민당 압승과 관련해 “백지 위임과는 다르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산인추오TV에 “중요한 것은 실적에 대한 평가이며,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의석을 얻었다고 해서 뭐든 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해산으로 당내에서도 정책이 논의되지 않았다”며 소비세 감세 추진 시 대체 재원 확보, 무기 수출 규제 완화, 핵무기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한 ‘비핵 3원칙’ 재검토에 대한 숙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언론은 유례없는 보수 정당의 압승에 한껏 고무된 평가를 내렸다. 보수 성향 최대 일간 요미우리신문은 “총리는 방위력 강화를 위한 3대 안보 문서 개정, 국가정보국 창설 등에 의욕을 보였다”며 “국내외 불안정 요인이 산적한 가운데에서도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정책을 과감히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강경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신임을 얻었다”며 방위산업 육성, 방위비 증액, 정보 수집 능력 강화, 개헌 논의 등을 추진해야 한다며 한껏 고무된 주문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