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주가 하락, 삼성증권 책임” 소송내
1심 투자자 손 들어줘…“피해 50% 배상”
2심도 1심 판단 유지…4년 4개월 만에 결론
삼성증권 측 3일 상고, 대법원 상고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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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증권 본사.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삼성증권이 손해액의 절반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2021년 10월 항소심 사건을 접수한 후 4년 4개월 만에 나온 2심 판단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서울중앙지법 2-3민사부(부장 예지희)는 투자자 A씨가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1심을 유지하고 삼성증권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2018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증권 직원들의 실수로 우리사주 배당을 1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로 잘못 입력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직원들에게 배당된 주식은 28억1295만주로 무려 112조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증권 정관상 주식 발행 한도를 수십 배 뛰어넘어 ‘유령 주식’으로 불렸다.
다행히 일반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엔 배당과 관련한 전산 문제가 없었다. 삼성증권은 잘못 입고된 주식을 즉시 정상화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문제는 일부 직원이 잘못 입고된 자사주를 시장에 급히 내다 팔면서 벌어졌다. 직원 16명이 501만 주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삼성증권 주가가 장중 최대 11.7% 하락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삼성증권 대표는 물러났고, 회사는 6개월 신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과태료 1억4400만원도 부과됐다. 직원들의 수익금도 전액 환수당했고 횡령죄 등으로 형사 처벌까지 받았다.
이후 투자자들은 “삼성증권의 배당 오류 사태로 손해를 봤다”며 삼성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도 2018년 6월 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에서 주가가 급락한 상태에서 주식을 팔아 수천만원대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증권 측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일부 주가 하락은 언론보도 및 외부적 요인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투매심리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을 뿐 배당사고와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 사이엔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1심은 삼성증권이 A씨에게 2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삼성증권이 배당 사고 당시 내부 통제 기준과 위험관리 기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 이유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30배가 넘는 주식이 입고됐는데도 시스템상 오류 검증이나 입력이 거부되지 않았다”며 “삼성증권 직원들 간 업무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배당 업무매뉴얼도 없는 등 기본적인 프로세스에 심각한 시스템상 결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사고 등 우발상황에 대한 위험관리 비상계획도 갖추지 않는 등 사후대응을 잘못함으로써 주가폭락을 발생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증권의 책임은 50%로 제한됐다. 1심 재판부는 “주가 하락은 직원들의 자본시장법 위반·배임 등 범죄로 발생했는데 투자자들의 손해 전부를 회사가 책임지게 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도 삼성증권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도 “금융사지배구조법은 금융회사의 건전한 경영과 금융시장의 안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해당 배당사고로 시장의 공신력이 실추되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해당 배당사고를 일으킨 주체”라며 “A씨 등은 금융사지배구조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투자자 또는 금융소비자가 아니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삼성증권의 항소엔 근거가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증권 측에서 “2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지난 3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