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명소 장미 다 어디로?…싹 잘라 낸 이웃 “가지치기 필요해 보여서”

수원 화성행궁 인근 ‘파란대문집 장미’
CCTV에 자정 넘어 젊은 남녀가 잘라가
피해자 “너무 많이 잘라, 복원 힘들 듯”


장미 무단 절단 피해 전후 모습. [파란대문장미 SNS]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수원 화성행궁 인근 사진 명소로 입소문 난 한 가정집 장미 덩굴이 한밤중 무단 절단된 피해를 입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절도 혐의로 60대 남녀를 특정하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수원경찰서와 장미 소유주 A 씨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0시께 팔달구 남수동 한 주택 담벼락에 심어진 장미꽃 10여 송이와 가지가 잘려 나갔다.

이 사건은 A 씨가 소셜미디어(SNS) ‘파란대문장미’ 계정에 피해 사실을 사진과 함께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A 씨는 해당 계정에 “슬프지만, 이번에 장미를 너무 많이 잘라가셔서 예전 상태로 복원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며 “이전에 장미를 무단으로 잘라가셨던 분은 나이가 많으신 분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선처해 드렸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번에는 젊은 부부이신 것 같은데 참 안타깝지만 수사 들어가면 이번만큼은 절대 선처는 없다”라며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밤 12시가 넘은 시간 두 분 확인했고 현재 경찰 신고까지 모두 완료했다”라고 밝혔다.

해당 집은 수원 화성행궁 인근 남수동 주택가에 위치하며 파란색 대문의 절반 가량을 가릴 만큼 흐드러지게 피는 장미 덩굴이 이색적이어서 수원행궁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진 명소로 유명하다. 이 일대는 재개발 예정지역으로 파란대문 집도 철거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피해 발생 전에 꽃이 만개한 사진과 푸른 잎 사귀만 남은 현재 모습을 비교한 영상을 올리고, “장미가 대체 무슨 죄가 있길래 잘라서 망가뜨리다니 너무 하신거 아닌가요”라고 자막을 달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왜 남의 장미를 잘라 가냐. 꼭 처벌해 달라”, “자정이면 사실상 작정하고 훔쳐 간 거 아니냐. 절대 선처해 주지 마셔야 한다”, “모두가 함께 즐기라는 주인의 배려가 담긴 예쁜 꽃들이었는데 너무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등의 댓글을 달며 공분했다.

지난 25일에는 해당 SNS에 가해자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이 달렸다. 작성자 B 씨는 “장미가 사라지는 게 너무 아까워서 꽃도 다 졌고, 가지치기도 필요한 상태고 해서 창피 해서 밤중에 가지 잘라 와서 삽목했다”라며 “저희 집 앞에 심으려고 귀하게 보살피고 있던 중 형사 세 분이 오셔서 저한테 신고 들어왔다고 삽목한 장미 수거해 가셨다”고 했다. 이어 “너무 놀랐고 정말 죄송하다. 저의 선의가 주인 분 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B 씨는 “밤중에 잘라 가느라 (장미 덩굴을)보호 중인 끈을 못 봤다”라며 “사라질 장미가 너무 안타까웠고, 근처 사는 주민으로서 언제 철거될 지 모를 장미를 제 대문 밖에 키워 여러 분들께 많이 보이고 싶은 욕심이 앞서서 심려 끼쳐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서 요청시 진술서도 쓰고 뉘우치겠다. 법적 처벌도 당연히 받겠다”라며 “심란하신 마음에 조금의 위로라도 드려야할 텐데 죄송할 따름이다. 경솔했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B 씨 글에 “본인 맞으시냐”라며 “이런 글이 사람을 더 화나게 한다는 거 정말 모르냐”라고 따졌다. A 씨는 “도대체 어느 부분이 선의라는 것이냐, 곧 이곳을 떠나야해서 장미를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하는 사람이 과연 할 수 있는 행동이고 말이냐”며 “제가 이곳에 남지 않더라도 장미는 주인이 알아서 처리할 문제인데 왜 마음대로 잘라가고 걱정해 주는 척을 하는 지 도무지 모르겠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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