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보수만 1583억달러…미 CEO들 연봉 또 ‘사상최고’ 배경은 바로 이것[디브리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억달러(약 1536억원) 이상을 받은 CEO 수가 2021년 이후 가장 많았고, 2억달러를 넘긴 CEO도 10명 안팎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영진 보상 분석업체 마이로그IQ(MyLogIQ) 자료를 분석한 결과, S&P500 기업 CEO의 중간 보수는 약 1800만달러(약 276억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CEO의 절반은 전년보다 최소 9.8% 이상 보수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000만달러 이상을 받은 CEO는 늘어난 반면, 1000만달러 미만을 받은 CEO 비중은 더 줄었다.

압도적인 1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였다. 테슬라가 산정한 머스크의 보상 규모는 1583억5900만달러(약 242조원)에 달했다. WSJ는 이 보상안의 잠재 가치가 향후 1조달러까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를 제외하면 미국 헬스케어·시니어 주택 리츠(REITs) 기업 웰타워의 샹크 미트라 CEO가 8억2100만달러로 2위에 올랐다. 이는 최근 10년간 미국 상장사 CEO 보수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이어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CEO가 2억4800만달러, 혹 탄 브로드컴 CEO가 2억500만달러,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CEO가 1억6500만달러를 받으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CEO 보수 급증의 배경으로는 이른바 ‘문샷 보상’이 꼽힌다. 수년간의 공격적인 성장 목표나 주가 성과를 달성하면 대규모 스톡옵션이나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과 연동형 보상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로 투자자와 경영진 모두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웰타워의 경우 미트라 CEO 보수의 99%가 주식 보상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0월 부여된 주식 보상만 약 7억8900만달러 규모였고, 연말 기준 해당 주식 가치는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됐다. 미트라 CEO는 2031년까지 회사에 남아 있으면 절반의 주식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는 웰타워 시가총액이 45% 이상 증가하고 주가가 주요 지수를 크게 웃돌 경우 지급된다.

[123RF]

웰타워에서는 미트라 CEO 외에도 임원 3명이 각각 1억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았다. 한 회사에서 임원 4명이 동시에 1억달러 이상을 받은 것은 최근 10년간 두 번째 사례다. 회사 측은 이 보상이 향후 10년간의 보너스와 주식 보상을 대체하는 것이며,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맞추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1억달러 이상 보수를 받은 CEO의 절반 이상이 S&P500 기업 소속이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Figma)의 딜런 필드 CEO는 8억6400만달러,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의 카즈 네자티안 CEO는 7억410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수혜 기업 CEO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2억달러 이상 보수를 받았다. 브로드컴은 탄 CEO에게 2030년까지 추가 주식 보상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AI 사업 매출 목표 달성을 조건으로 이번 성과 보상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반면 CEO 보수와 주주 수익률이 반드시 비례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WSJ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주주 수익률 1위를 기록한 로빈후드마켓츠의 블라디미르 테네프 CEO는 연간 보수로 300만달러를 받는 데 그쳤다. 다만 과거 부여받은 주식 보상이 행사되면서 실제 보유 주식 가치는 11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AI 투자 확대와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성과 연동형 초고액 보상 체계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CEO 보수와 일반 직원 임금 간 격차가 계속 벌어지면서 과도한 보상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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