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몇가지다. 우선 외국인 패널 11명중 절반 이상이 한국말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능청맞을 정도였다. 특히 터키인 에네스 카야는 한국사람과 똑같은 톤으로 말했다. MC 유세윤은 “이들이 한국말을 너무 잘하는 것만으로도 웃긴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당초 예상한 ‘미녀들의 수다‘ 남자판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그림이 그려졌다. ‘미녀들의 수다’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문화를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걸 신기하게 바라보는 프로그램이었고 에피소드 중심이었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모였는데도 훨씬 더 심도 있고 무게감 있는 토론이 가능해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제 외국인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들은 너무 깊게 들어가거나 어렵게 풀어나가면 EBS가 된다며 캐릭터와 재미, 유쾌함도 잊지않겠다고 했다.
이날은 ‘15세 자녀의 독립’이라는 토론 주제를 놓고는 뜨거운 찬반토론이 이어졌다. 이 토론은 1회 게스트인 장동민을 놓고 ‘36세 독립 안한 장동민, 정상인가 비정상인가?‘를 가리는 과정에서 나온 주제였다. 에네스는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 토론과정에서 미국사람이 독립하는 평균 시기가 27살로 우리가 실제 아는 독립시기보다 늦다는 점, 한국 남자들이 남자에게 스킨십이 많아 부담스럽다는 사실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외국인 패널중에는 한국 모텔의 프런트 데스크에서 일한 경력을 지니고 있고 지금은 ‘제2의 샘 해밍턴’이 되겠다는 가나 출신의 방송인 샘 오취리, 남극에서 북극까지 무동력으로 탐험했다는 영국인 제임스 후퍼, 한국인에게 1억원의 사기를 당해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 기욤 패트리, 사자성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미국인 타일러 라쉬 등 11개국에서 모인 다양한 경험과 직업의 훈남 젊은이들이 현실적 문제에 대해 토크를 펼쳐 관심을 이끌어냈다.
처음 호흡을 맞춘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 세 MC들의 조합도 좋았다. 성시경의 미세한 토크와 뛰어난 ‘감’과 ‘촉‘을 자랑하는 유세윤의 토크는 단연 돋보였다.
그동안 ‘지구촌‘이니 ‘세계속의 한국’이니 하는 단어들이 완전히 실감나게 다가오지 못하고 작위적으로 들렸던 사람이 ‘비정상회담‘을 본다면 그런 생각들을 날릴 수 있을 것 같다. 모처럼 청년들의 생각과 고민, 아픔을 세계속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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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