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피해 채택한 고가주택 공급방식
대출규제·보유세 개편전망 임차인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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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벨로퍼 신영 제공] |
서울 여의도와 강남권의 고급 민간임대아파트가 분양전환 시기를 맞으면서 초고가 주택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정 기간 임대로 거주한 뒤 소유권 취득 여부를 선택하는 ‘임대 후 분양’ 방식이 지난해 대출규제 강화와 올 하반기 정부의 세제 개편 예고와 맞물리며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사진)와 강남구 논현동 ‘브라이튼 N40’ 등 고급 민간임대 단지에서 일부 임차인들이 분양전환 여부를 다시 검토하거나 매물화에 나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일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브라이튼 여의도 매매 물건은 24건, 브라이튼 N40는 27건이다. 이들 단지는 임차인이 먼저 거주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분양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로 공급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 규제 강화와 지난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보유세 개편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고가 주택을 추가 취득하려는 수요자의 셈법이 복잡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의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 시장에 나온 브라이튼 여의도 매물 상당수는 임대 후 분양전환 대상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전환을 선택하지 않은 세대”라며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분양전환을 포기한 사례가 적지 않고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이슈로 나왔던 매물도 있었다”고 말했다.
시행사인 신영 관계자는 “(브라이튼 여의도는)총 건설 세대수 기준 과반이 실제 입주해야 구성이 가능한 입주자대표회의 투표가 진행 중으로 50% 이상은 입주한 상태”라며 “현재는 분양 미전환으로 나왔던 매물도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정상 입주가 많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에서 주택가격별 한도 차등 적용과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금리 상향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브라이튼 여의도와 브라이튼 N40 등은 과거 임대계약을 맺었더라도 분양전환을 위한 신규 주담대 실행 시점의 규제를 적용받게 돼, 현 시세 기준 대출한도가 2억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보유세 개편 가능성도 변수다. 올 하반기에 예고된 세제개편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이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공제액을 뺀 뒤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현재 60% 수준이다. 이 비율이 높아지면 법 개정 없이도 고가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분양전환가가 수십억대인 고급 민간임대 단지의 경우 향후 보유세 증가 가능성도 분양전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임대 후 분양 방식은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을 거치며 한때 초고가 주택 시장의 우회 공급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일반분양 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나 보증 심사 등 가격 규제를 피하고, 일정 기간 임대한 뒤 분양전환 시점의 주변 단지 시세나 약정 조건을 기준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단지도 분양전환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한남더힐은 2011년 민간임대주택으로 입주한 뒤 2013년께 분양전환이 시작됐지만, 높은 전환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고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분양도 발생했다.
나인원한남 역시 조기 분양전환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다. ‘4년 임대 후 분양’을 내세워 임차인을 모집했지만, 시행사는 입주 1년여 만인 2021년 펜트하우스 10가구를 제외한 331가구의 조기 분양전환을 추진했다. 당시 급증한 보유세 부담에 조기 분양 전환을 진행했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일부 임차인은 분양전환을 포기하고 임대차 기간 종료 뒤 퇴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유엔사 부지에 들어서는 ‘더파크사이드 서울’도 임대 후 분양 방식이 거론되는 대표 사업장이다. 더파크사이드 서울은 오피스텔 775실과 아파트 420가구 등이 계획된 대형 복합개발사업으로, 지난해 7월 오피스텔 분양을 마쳤다. 내년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일정 기간 임대한 뒤 분양전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브라이튼 여의도와 브라이튼 N40의 분양전환 결과가 더파크사이드 서울 등 후속 고급 민간임대 사업에까지 미칠 영향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임대 후 분양 제도는 고가주택 시장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활용돼 왔다”며 “현재와 같은 강한 규제 환경에서는 세 부담을 느낀 일부 단지 수분양자가 계약 포기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지만, 수백억원대 분양가가 형성되는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수요 타깃자체가 달라 대출규제와 보유세가 무의미해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