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임진다” 종로구청장, ‘세운4구역’ 직접 기안하고 결재[서울N]

도시개발과 직원, 결재 후 ‘인허가’사실 알아
과장 전결 사항이지만, 결재 개통 바뀌어


종묘와 인근 세운4구역.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세운 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했다.

19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 구청장은 전날 오후 결재안을 직접 올리고 인가를 위한 결재를 진행했다. 정 구청장은 본인이 결재를 하며 기안 문서를 ‘도시개발과’와 공유하도록 했다. 담당직원들은 문서를 받은 후에나 인허가 사실을 알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찬종 당선인은 인수위에 “취임 전까지 모든 인허가 절차를 중단하고 인허가를 강행할 경우 감사할 것”이라고 밝힌 사실이 본지 보도([단독] “인허가 말라” 구청장 바뀐 종로구, 세운4구역 개발 ‘제동’ )로 알려진 뒤, 국민의힘 소속인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인허가를 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매체에 밝혔다.

세운 4구역 재개발 결재는 당초 도시재생국장 전결 사항이다. 전결은 조직에서 직무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상급자의 최종 승인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안건을 최종 결정하는 것이다. 청장의 결재가 필요없다는 얘기다.

세운4구역 인허가는 ‘팀장-과장-국장’ 결재 계통을 밟게 돼 있었지만 현재 도시재생국장 부재로 도시개발과장의 전결사안이다. 하지만 유 당선인의 발언이 본지 보도로 알려진 뒤 정 청장은 “본인이 최종 책임을 지겠다. 직원들이 피해를 보면 안된다”는 말을 하며, 결재 계통을 ‘팀장-과장-청장’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당선인이 실무 직원들에게 ‘책임 추궁’을 하겠다는 압박속 결재 계통에 있는 실무자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휴가를 냈다. 결재안 자체가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정 구청장은 직접 문서를 기안해 과장과, 팀장 결재 없이 최종 인허가를 냈다.

세운4구역은 노후화가 심하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재개발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세운4구역 고도 제한을 종로변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대폭 완화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며 서울시·종로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은 뒤 사업을 진행하라고 이행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시는 영향평가를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워진다며 난색을 보여왔다.

서울시는 이달 5일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확정 심의를 열어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 대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를 의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