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칭찬 잊지 않고 발전해 나가겠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성은 반듯하게 잘 성장한 배우다. 매너만 좋은 게 아니라 연기력도 꾸준히 성장했다.지성은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배우다. SBS 드라마 ‘카이스트’(1999년)로 데뷔하고 얼마되지 않아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상황을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기자를 놀라게 했다.

지성은 “어떤 드라마에서는 관심을 못받은 적도 있었다”면서 “‘킬미힐미‘는 나에게 힘이 돼준 소중하고 행복했던 드라마였다. 감독님이 연기를 잘할 수 있게 장을 마음껏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7개의 인격이 있었지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대본을 늦게 받아 빨리빨리 공부했다. 캐릭터마다 어떤 진심을 담을 건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오히려 다중인격 연기가 재미있었다고 했다. 욕심을 내려놓고 편하게 연기했더니 오히려 공감해주고 캐릭터를 사랑해주더라는것. “내가 언제 여자연기를 해보고, 신세기처럼 아이라인을 그려보고, 언제 페리박처럼 구수한 여수 사투리를 쓰겠나. 그래서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소중했다.”

그는 명대사로 요섭이의 마지막 대사인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le vent se leve, il faut tenter de vivre)의 불어를 떠올렸다. 이 말은 힘들게 살고있는 친구, 나약한 친구들에게 살아야 될 이유를 전하고싶을 때 쓰고 싶다고 한다. 신세기의 ‘기억해’도 기억에 남는 단어다. 그는 여수에서 고교를 나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킬미 힐미’에서는 힘들고, 어려움이 많았는데, 치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

지성은 아동학대를 다룬 이번 드라마에서 많은 걸 느낀 듯 했다.

“제가 잘못하면 옆에 있는 아이가 혼나는 모습을 아이들이 엉엉 울면서 실감나게 연기했다. 감독도 컷 소리를 못하고 계속 울었다. 아이들은 무조건 사랑받고 자라야 한다. 나라도 좋은 아빠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성은 “‘킬미힐미‘의 구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다. 보통 회당 감성신이 2~3신 정도인데, 이번에는 작가님이 저에게 스트레이트로 감정신을 주셔서 안주면 심심할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배우들이 어우러져야 하는 드라마에서 지성의 인격들이 많다 보니 옆에서 이뤄진 많은 장면들이 생략된 부분이 있었다. 지성은 옆에서 도와주신 동료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7개의 인격을 한 사람이 연기한다는 일이 결코 쉬운 건 아니다. 7개의 캐릭터가 모두 연관성이 있고 분노, 불의 등등의 감정이 표출되기도 한다. 지성이 드라마 종영후 개별 인터뷰를 하지 않고 기자들과 한번에 만나는 미디어 데이를 택한 것도 이유가 있다.

“스스로도 치료가 된 부분이 있다. 40대에 어떤 인생의 방향을 만들어나갈지 생각해보는 소중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가장 걱정이 된 건 저다. 시간이 흘러 힘듦이 오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한다. 인터뷰를 계속 하게 되면 반복학습이 될 것 같다. 개별 인터뷰를 안하는 건 저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지성의 ‘킬미 힐미’ 성과는 대단했다. 아이돌급의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에서도 인기다. 그가 바른 틴트는 완판됐다. 틴트 제품을 만든 회사로부터 선물을 받아 아내에게 주었다고 한다.

요나가 오리온(황정음)과 홍대에서 뛰는 신은 압권이었다. 500여명이 몰려 창피했다고 한다. 아내인 이보영도 왔다고 했다. 이보영은 “(여장한 남편 보는 게) 즐거울 줄 알았는데, 서른아홉살 우리 가장이교복 입고 뛰는 게 눈물 났다”는 반응을 보였단다. 지성은 오는 6월이면 아버지가 된다. 좋은 아빠가 되겠단다.

지성은 황정음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다. 두 작품을 함께 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자신을 받쳐줘야 하는 역할임에도 기꺼이 맡아준 황정음과 앞으로도 언제든지 작품을 같이 하고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많이 아팠다고 한다. 17회때 생목을 써 목에 이상이 오기도 했다. 자신때문에 드라마가 펑크날까봐 겁을 먹기도 했다. 다행히 치료를 받고 그 다음날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힘들어도 좋았다. 내가 배우로서 존재하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연말 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를 계속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좋은 기사가 많은 힘이 됐다. 잊지 않고 발전해나가겠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