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나무호 피격 확인 후 NSC 개최…대응 방식 변화에 주목

신중론 펼치던 정부 대응방식 변화 생기나
공격 주체 특정되지 않아 대응 최대한 자제
청 “시간 가지고 지켜봐 달라”

서울 종로구에서 바라본 청와대 본관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의 화재 원인이 ‘미상의 비행체’에 의한 피격으로 결론 나면서 신중론을 펼치던 청와대의 대응방식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에 직접 휘말리는 상황을 경계해 온 우리 정부로서는, 한국 선박을 공격한 주체가 최종적으로 특정될 경우 외교적 항의와 함께 일정 수준의 대응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청와대 관계자는 HMM 나무호 화재 조사에 대한 향후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공격 주체가) 이란 정부인지, 이란 혁명수비대인지, 제 3자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응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했다.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 조정 회의까지 개최해 나무호 피해 사건과 관련해 논의했지만 공격의 주체가 특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정부의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란 정부가 공격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대응은 큰 외교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전날 외교부 청사에서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에게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란 정부는 이 사건에 이란 공화국의 군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역시 신중론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호르무즈에 정박 중인 26척의 안전 확보 등 재발방지 대책에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약 이란 정부의 공격인 경우) 정부는 즉각 항의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면서도 “공격 주체가 드러난 이후에도 정부로서는 (해양자유연합 등)전쟁에 참여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 즉 어느 한 편에 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 중이던 나무호는 미상의 비행체 2기에 의해 배 왼쪽 부분을 두 차례 피격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선체 하단에는 폭 5m·깊이 7m 파공이 발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호 화재사고 직후 ‘이란의 공격에 노출된 것’이라고 단정 지으며 “한국도 이 작전(해방 프로젝트)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 정부를 향해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 동참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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