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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베르사유에서 이란과의 종전 문서에 서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왼쪽 뒤부터 시계방향)과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를 환영하고 있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직전에 체결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정으로 인해 그 화제성이 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실무회의를 마치고 17일 베르사유에서 만찬을 하다 접시를 치우고 만찬 테이블에서 종전 문서에 서명하는 장면이다.
미국은 이날 G7 공식 일정에 참석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문서 서명을 위해 밤 11시에 베르사유에서 갑자기 프린터를 찾는 등 물밑에서 숨 가쁘게 움직였다. 문서를 인쇄한 후 만찬 테이블에서 접시를 치우고 트럼프 대통령이 영어와 페르시아어로 된 문서에 서명했고,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라보”라며 종전을 환영했다.
G7 의제의 화제성은 미·이란 종전에 다소 밀렸지만, 상당한 외교적 성과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우전쟁에서 의미있는 입장 변화를 보였고,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G7에는 단 하루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3일 내내 자리를 지키며 참가국 정상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프랑스 외교 소식통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MOU에 서명한 건 ‘화룡점정’이자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존중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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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운데)가 지난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을 향해 G6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UPI] |
이 외에도 역대 G7에서는 세계의 시선을 앗아가는 장면들이 나오곤 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G7에서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립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당시 트럼프는 집권하자 마자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 등 핵심 동맹국에 알루미늄·철강 관세를 부과하고, 이란 핵합의(JCPOA)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등의 결정으로 다른 G6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으로 G8에서 쫓겨난 러시아도 다시 불러와야 한다는 돌발 주장도 했다.
이에 분개한 정상들을 대변해 메르켈 총리는 테이블에 양손을 짚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변했고, 트럼프는 팔짱을 낀 채 이를 맞받아치는 눈빛을 쏘며 응수하는 장면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이 사진을 두고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동맹국과의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시기를 요약한 사진이자, 구도가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같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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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5년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
당시 메르켈 총리는 머릿속에서 전 정권을 그리워했을 것 같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기였던 2015년만해도 독일과 미국 정상은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독일에서 열린 G7에서는 메르켈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이 야외에서 대화하는 사진이 화제였다. 웅장한 알프스 산맥이 배경으로 깔린 이 사진을 두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 같다는 찬사가 나왔다.
그때는 미국과 독일이 이란 핵합의와 파리 기후변화 협약,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으로 철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던 때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를 두고 “가장 신뢰하는 국제 파트너”라고 공개적으로 칭찬할 만큼 두 정상은 개인적으로도 우정을 돈독하게 쌓았다. 메르켈 전 총리는 지난 18일 오바마 대통령 센터 개관식에도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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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아내인 멜라니아 여사(가운데)가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폐막 기념사진 촬영을 앞두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볼키스를 나누고 있다. [AP] |
2019년에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사진이 화제였다. 당시 행사 폐막을 앞두고 단체 사진을 촬영하기 전 멜라니아 여사가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잡은 채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볼키스 인사를 나누는 찰나를 포착한 사진이 공개됐다. 평소 공식 석상에서도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일관했던 멜라니아가 트뤼도 총리에게는 환한 미소를 보여주며 볼키스를 나누는 모습은 극히 이례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등의 모욕적인 말을 하는 등 미국과 캐나다 간 갈등이 심화하던 국면이었다. 사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와 SNS로 설전을 벌이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에서 멜라니아와 트뤼도 총리의 사진이 나오자 인터넷에서는 “트럼프가 왜 이렇게 캐나다에 예민하게 구는지 알 것 같다”는 비꼬는 말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멜라니아가 트뤼도를 바라보는 것처럼 당신을 바라봐주는 사람을 만나라”는 조언을 하는게 밈(meme·유행)처럼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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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에 낙태권 명시를 두고 충돌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언쟁을 벌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운데)가 마크롱 대통령을 매섭게 쏘아보고 있다. [AP] |
이 외에도 2024년 유럽의 대표적인 우파 리더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중도파 리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설전을 벌인 이후 멜로니 총리가 마크롱 쏘아보는 사진이 나온 것도 화제였다. 당시 G7 정상회의에서는 공동성명에 ‘낙태권 보장’ 조항을 포함하는 것을 두고 두 사람이 크게 충돌했다. 프랑스 헌법에도 낙태의 자유를 명시했고, 이를 정치적 성과로 내세운 마크롱 대통령은 G7 공동성명에도 낙태권을 명시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우파인 멜로니 총리는 “G7 회의장에서 개인 선거운동을 하지 말라”며 비판했고, 이후 환영식장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다가오자 멜로니 총리가 ‘레이저 눈빛(Death Stare)’을 보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