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10시 40분마다 방송되는 10분짜리 요리 프로그램 ‘이욱정 PD의 요리인류 키친’(KBS2)은 다큐멘터리 ‘요리인류’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세계여행처럼 흥미로운 ‘특별한 한 끼’를 제공한다.

셰프를 스타로 만들며 예능의 수단으로 요리를 차용한 수많은 ‘쿡방’이나 주방에 서서 정적인 그림으로 레시피를 전하는 고전적인 프로그램과 비교하자면, ‘요리인류 키친’의 정체성은 이욱정 PD의 독특한 이력에서 나온다.
대학원에서 인류학을 전공한 교양 PD는 “음식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PD가 요리 한 번 해본 적 없다”는 게 내내 불편해 전세금과 마이너스 통장을 털어 요리유학을 다녀왔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엔 다큐 PD의 인문학적 소양이 조미료로 들어갔다. 인류가 존재하며 만들어냈던 수만가지의 레시피 가운데 수천년에 걸쳐 우리 식탁에서 살아남은 음식들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가 매회 풍성하게 조리된다.
“음식은 인류의 역사이고, 먹고 살자고 하는 게 문명이예요. 음식엔 엄청난 타임캡슐이 들어있죠.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거예요. 음식은 결국 그 문화의 아이덴티티거든요. ‘요리인류 키친’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여행인거죠.”
이 PD가 연출한 8부작 ‘요리인류’와 7부작 ‘인사이트 아시아-누들로드’ 촬영 당시 담아뒀던 다양한 체험영상은 ‘요리인류 키친’에도 삽입돼 볼거리를 더했다. 매일 나가는 짧은 시간의 포맷인 탓에 “친숙하고 신속하되 지루해선 안 되는 구성”이면서도 ‘일상식’을 기본으로 가져가는 기존의 프로그램 달리 “미슐랭 수준의 요리”를 자랑한다.
‘요리인류’에 등장했던 전 세계 30여개국의 150가지 음식(‘치킨 프라이드 스테이크’, ‘꼬꼬뱅’, ‘카스텔라’등)이 지난 6일 방송부터 차려졌고, 다음주부턴 하나의 테마(샌드위치, 아시안 누들, 파스타, 바베큐 등)로 5일간 요리한다. 매일 1~2개의 조리법을 소개, 오로지 ‘요리’에만 집중한 프로그램이기에 60분 분량에서 시간도 확 줄였다. ‘모바일 시대’를 겨냥한 특수 콘텐츠이기도 하다.
물론 분량이 짧다고 촬영시간까지 짧은 건 아니다. 방영되는 요리과정은 압축의 결과물이고, 레시피조차 방송에선 나오지 않는다. 대신 활용창구는 인터넷과 모바일이다. 오전 방송 이후 매일밤 10시 그 날의 영상과 상세한 조리법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업데이트된다.
“데일리 프로그램은 매일 먹는 집밥 같은 포맷이지만, 요리는 고급스럽게 만들고 싶었어요. 간혹 저런 음식을 과연 집에서 먹을 일이 있겠냐고 묻기도 해요. 하지만 인간이 살면서 9만 가지의 음식을 먹는데, 그 중 누군가에게 대접하고 싶은 ‘특별한 한 끼’가 없을까요? 야매요리는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사진제공=KBS]



